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청춘 바쳐 일했는데…” 증권사 직원들 거리로 나선 이유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08초
언론사 홈 구독 뉴스듣기 글자크기

크레디트스위스 임직원, 일방적 구조조정 반발

스위스 1위 은행 UBS의 크레디트스위스(CS) M&A(인수합병)가 한국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비용감축을 이유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CS 서울 오피스는 투자은행(IB) 부문을 제외하고 나머지 임직원들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관련 직원들은 타지역 CS 오피스와 다른 부당한 처우를 받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크레디트스위스 증권·은행지부 임직원들은 서울 종로 CS 서울 오피스 앞에서 지난 30일 집회를 열었다. 노조 측은 CS 서울 오피스 IB 부문을 제외한 임직원들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하면서 필요한 고용안정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1년 넘게 CS 직원들의 고용 승계에 대해 언급하지 않으며 편파적인 대우로 일관했다"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서울지점을 제외한 홍콩, 유럽, 미국 등 타지역 CS 오피스들은 일부 인력을 UBS로 이전하는 일과 구조조정을 동시에 진행하며 정리인력에 대해 기관 차원의 보호와 배려를 받았다고 한다.

“청춘 바쳐 일했는데…” 증권사 직원들 거리로 나선 이유 지난 달 30일 크레디트스위스 서울 오피스 직원들이 UBS 서울지점 본사 앞에서 피켓 시위를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AD

직원들은 UBS M&A 후 성과급을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제대로 받지 못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증권사 직원 특성상 대부분의 연봉을 성과급으로 받아야 하는데 일한 만큼 보상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구조조정 위로금도 매우 작은 것도 문제 삼았다. 사측은 지난달 구조조정안을 발표하며 근속연수에 따른 구조조정 위로금을 지급한다고 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바클레이즈 증권, RBS 증권·은행, 골드만삭스 은행 등은 실적이 좋지 않아 철수했음에도 제안받은 위로금보다 훨씬 높았다”고 주장했다.


UBS는 CS를 인수하면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3월 CS가 유동성 위기에 빠지자 인수에 나섰다. 스위스 정부와 금융당국이 은행권 위기 확산 방지를 위해 M&A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UBS는 22억달러(약 2조9300억원)를 CS 구조조정 비용으로 사용했다. 4만5000명이 넘는 전체 CS 임직원 중 절반 이상을 감축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까지 임직원 정리해고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1만3000여건이다.



본사 측의 강력한 구조조정 ‘드라이브’로 인해 CS 서울 오피스와 직원 간 갈등은 더욱 첨예할 것으로 보인다. UBS는 지난해 4분기 2억7000만달러 순손실을 기록하며 3분기에 비해 손실 규모가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손실 만회를 위해 비용 절감 목표액을 기존 100억달러에서 130억달러로 높였다. 이는 올해 안으로 CS와의 통합 절차를 완료하기 위해서라는 게 UBS의 설명이다. 세르지오 에르모티 UBS 최고경영자(CEO)는 “올해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서 합병된 비즈니스를 구조조정하고 최적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