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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선 동행 못한 기후동행카드…시민만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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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닷새만에 28만장 판매
경기·인천 출퇴근 이용 못해
엇박자 행정에 시민만 혼란

서울 시내 대중교통 무제한 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경기·인천 등 다른 수도권 지자체들과의 엇박자 행정 문제로 이용자들이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달 27일부터 선보인 월 6만원대 무제한 대중교통 정기권 ‘기후동행카드’는 31일까지 누적 28만8000장이 판매됐다. 하루 이용자는 지난달 31일 기준 17만5000명에 달했다. 그러나 경기도나 인천 등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서 사용이 불가능해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현재 기후동행카드는 서울을 제외하면 경기도 김포·군포시, 인천 일부 지역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서울시민 절반 이상이 타지역으로 출·퇴근 또는 통학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용 범위가 제한적인 셈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서울에서 인천이나 경기도로 통근·통학하는 인구(12세 이상)는 약 537만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수도권에선 동행 못한 기후동행카드…시민만 불편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선보이는 무제한 대중교통 정기권 '기후동행카드' 시범 운영을 하루 앞둔 26일 서울 종로구 지하철5호선 광화문역에 기후동행카드 홍보 전단이 붙어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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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교통 '동행' 기다리는 시민들

이러한 문제는 서울시가 기후동행카드 시행을 발표했을 때부터 예상됐던 부분이다. 지난해 9월11일 서울시는 “2024년 1월27일부터 6월 말까지 기후동행카드를 시범 운영하고, 7월부터 정식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서울시 발표 직후 경기도가 즉각 반발했다.


당시 경기도는 보도자료를 내고 “하나의 생활권을 가진 수도권의 교통 문제는 특정 지자체만의 일방적인 발표가 아니라 3개 지자체 간 공동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난제”라면서 유감의 뜻을 보였다. 이후 경기도는 교통비 일부를 환급해 주는 ‘The(더) 경기패스’ 사업을 도입한다고 발표하며 또 다른 길을 선언했다.


인천시 관계자도 “향후 기후동행카드 사용 지역을 확대하는 방안은 3개 지자체가 연구를 통해 도출해야 하는 상황”라며 “재정 문제, 환승 손실 등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아 갑자기 확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다른 지자체들과의 협의를 통해 해결책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교통정책 관계자는 “기후동행카드 발표하기 전에 경기도, 인천, 코레일, 공항철도, 수도권 교통운영기관 등을 만나서 회의를 진행했다”면서 “시범 운영 기간에도 서울과 인천, 경기도의 교통 연구원들이 공동으로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엇박자 행정에 불편·혼란은 시민 몫

각 지자체가 엇박자를 내는 사이 불편함과 혼란은 시민에게 전가됐다. 사용지역이 제한적인 지하철은 물론 버스 또한 서울시 면허 시내버스와 마을버스로 국한돼 경기·인천 광역버스와 심야버스에서 사용이 불가능해서다.


4호선 선바위역에서 시청역으로 출퇴근하는 박은경씨(54)는 “기후동행카드가 출시되자마자 구매했지만 정작 선바위역에서 사용이 불가능해 기존에 사용하던 교통카드를 사용해야 했다”면서 “이미 결제한 6만5000원이 아까울 뿐”이라고 토로했다.


경기도 부천에서 서울 목동으로 출퇴근하는 조예린씨(29)도 “심각한 환경 문제에 맞서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해 만들어진 카드인데, 서울에서만 사용 가능하다는 점이 큰 한계”라며 “최대한 많은 지역에 적용해야 진정한 ‘기후 동행’을 실천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수도권에선 동행 못한 기후동행카드…시민만 불편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선보이는 무제한 대중교통 정기권 '기후동행카드' 시범 운영을 하루 앞둔 26일 서울 종로구 지하철5호선 광화문역에 기후동행카드 사용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시민들의 불만에 버스 기사들도 혼란에 빠졌다. 경기도와 서울을 오가는 경기지역 광역버스 운전기사 김모씨(58)는 기후동행카드 운영 이후 부쩍 많아진 문의에 당혹감을 표했다. 김씨는 “서울에서 타는 승객들이 서울시 면허 버스로 알고 기후동행카드 사용이 왜 안 되느냐고 하는 경우가 잦다”면서 “모바일로 사용할 경우 어떤 카드를 사용하는지 한 번에 파악하기 어려워 곤란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기후동행카드 사용이 불가능한 신분당선에서도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하루 7만여명이 이용하는 신분당선 강남역 역무실에는 기후동행카드가 처음 시행된 주말부터 역무실에 찾아와 문의하는 승객이 급격히 많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취지는 좋지만…3개 지자체 협의 필수”

전문가들은 기후동행카드의 취지에는 동의하면서도 한계점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윤태범 한국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는 “서비스의 취지는 분명히 긍정적이지만, 서비스가 제대로 활용되려면 다른 지자체와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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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지자체 간 협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승재 서울시립대 도시과학대학 교통공학과 교수는 “대중교통 활성화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대중교통 운영 주체 입장에서는 재정적인 부담이 계속되면 또 정부 재정을 지원받아야 할 수도 있고, 이런 복잡한 부분들이 많이 있어 협의 자체가 쉽게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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