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피의자 심문 위해 인천지법 출석
아내 자택에 감금·성인방송 출연 강요
아내를 자택에 감금하고 성인방송 출연을 강요한 혐의를 받는 전직 군인이 처음으로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4일 오후 강요·감금·협박 등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A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인천지법에 도착했다.
한쪽 다리에 깁스를 한 그는 경찰 승합차에서 내린 후 휠체어를 타고 이동했다. 수갑을 찬 두 손을 헝겊으로 덮었고 마스크를 써 얼굴을 가렸다.
A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이어 "아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냐", "장인에게 아내 나체 사진을 보낸다고 했냐"는 물음에도 침묵했다.
A씨의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진행된다. 구속 여부는 오후 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직업 군인이었던 A씨는 앞서 온라인으로 불법 영상물을 공유하다 적발돼 2021년 강제 전역 조처됐다. 이후 본격적으로 성인방송에 뛰어들어 아내에게 각종 변태적 동영상을 요구했다.
B씨는 "남편의 감시로 강제적으로 방송을 하며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렸다", "이별 후에도 협박과 금전 요구가 계속됐다", "남편이 그동안 모아 놓은 현금을 모조리 다 갈취해갔고, 남은 건 빚과 몇천만원 세금뿐"이라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또 B씨 아버지는 딸의 친구로부터 "사위가 딸에게 성관계 영상을 강요해 이를 성인물 사이트에 돈을 받고 팔았다", "하루 10시간씩 성인방송까지 하게 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접했다. 이후 B씨의 아버지는 '사위를 반드시 처벌해 달라'며 인천 연수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찰은 B씨 유족의 고소장을 접수하고 지난 1일 경기 시흥시 소재 A씨의 자택을 압수 수색을 했다. 고인의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디지털 포렌식 작업도 진행했다.
경찰은 휴대폰 포렌식을 통해 김씨가 지난해 10월 아내가 견디다 못해 집을 나가자 "장인어른에게 나체 사진을 보내겠다"며 돌아오라고 협박한 사실을 찾아냈다.
또 B씨가 결혼 전 낳은 아이를 거론하며 "성인 방송에 네 자식 사진을 공개하겠다"고 보낸 메시지도 찾아냈다.
B씨가 어쩔 수 없이 A씨가 내민 성인방송 출연 계약서에 서명한 사실도 밝혀졌다. 계약서에는 '소속사가 BJ 사생활에 관여할 수 있다',
'BJ가 우울증을 앓아도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는 등 노예계약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소진 기자 adsurd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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