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이후 최고액
공급망 다각화·지정학적 위험 대비
지난해 미국의 대(對)대만 투자가 전년 대비 134%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공급망 변화와 지정학적 위험에 대비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3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대만 정부의 집계를 인용해 지난해 미국이 약 9억3200만달러(약 1조2446억원) 규모의 투자를 대만에서 승인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는 2022년 3억9800만달러와 비교해 134% 이상 급증한 수치일 뿐 아니라, 단일 연도 기준 2008년(28억달러) 이후 최고액이다.
SCMP는 "구글, 퀄컴, 마이크론 등 미국 기반 거대 기술기업은 지난 10년 동안 대만 투자를 늘렸다"면서 "일부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만의 엔지니어링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패트릭 린 주대만 미국상공회의소(암참) 대표는 SCMP에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들은 공급망 다각화와 단일 지역에 대한 의존도 줄이기의 일환으로 대만 파트너와 협력 중"이라면서 "핵심 부품의 안정적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관계를 강화하면 글로벌 공급망의 잠재적 혼란을 헤쳐 나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암참이 회원 58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1%는 올해 대만 경제 전망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집계됐다. 41%는 올해 추가적인 투자를 전망했고, 51%는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대만의 미래와 관련된 가장 중요한 문제로는 46%가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꼽았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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