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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포근하고 따뜻한 유해진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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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개봉 영화 '도그데이즈'로 온기 전해
팬데믹 개봉작 모두 흥행 '믿고 보는 배우'
'대충'과 '타협' 대신 '노력'이 원동력

[포커스]포근하고 따뜻한 유해진이 옵니다 배우 유해진[사진제공=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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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유해진(54)은 수더분하다. 정갈하게 빗어넘긴 머리 스타일, 화려하지 않지만 깨끗하게 정돈된 피부, 꾸준한 운동으로 10년째 같은 체중을 유지 중이다. 배경에는 혹독한 자기관리가 있다. 아침에 일어나 근력운동, 조깅을 하고 부지런한 루틴을 유지하고 있다. 배우로 바르게 잘 사는 데에는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 뼈를 깎는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의 그가 있는 것이다.


유해진은 최근 영화계에서 대본을 가장 많이 받는 배우로 꼽힌다. 수려한 외모의 미남 배우와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 안정적인 연기와 탁월한 배역 소화, 신뢰감 있는 이미지 등이 배경으로 꼽힌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대본도 물밀듯 받았지만, 아직 한 편도 출연하지는 않았다. 그는 '좋은 작품'이라는 원칙과 소신을 두고 출연을 결정한다. '대충'과 '타협'이 없었기에 지금의 유해진이 존재한다고 평가받는다.


최근 영화감독들 사이에서는 "유해진 매력에 중독됐다"는 말이 나온다. '최민식·송강호가 없더라도 유해진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연기에 한계가 없어서다. 20년 전에는 전형적인 감초 연기자, 일명 '깔깔이'였지만 이제는 모두가 캐스팅 1순위로 손꼽는 어엿한 주연배우다. 코미디, 드라마, 스릴러, 심지어 로맨스까지 된다. 개에 로봇 역할까지 소화한다. 이런 배우가 있을까. 최근 만난 한 영화감독은 시나리오를 쓰면서 '이 배역을 누구한테 맡길까' 고민되면 유해진을 찾아간다고 했다. 유해진이라면 답을 내줄 것 같다는 묘한 믿음이 있다고 했다. 그는 끝내 연기로 대중을 설득하는 배우다. 관객은 그가 등장하면 긴장하지 않고 기꺼이 마음을 열고 감정을 이입시킨다. 로봇도, 개도, 로맨스도 모두 설득이 된다. 보물 같은 배우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개봉한 출연 영화도 흥행 타율이 높았다.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 '올빼미'(2022)가 평단의 호평과 흥행 모두 거머쥐었고, 지난해 개봉한 '달짝지근해: 7510'에서는 섬세한 로맨스 연기로 '멜로 배우'로의 가능성을 열었다. '역시 유해진'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코미디는 말할 것 없고, 조선의 왕 인조, 사랑에 서투른 연구원까지 척척 해 보인 그를 향해 '역시 믿고 보는 배우'라는 평가가 쏟아졌다.


[포커스]포근하고 따뜻한 유해진이 옵니다 '도그데이즈' 스틸[사진제공=CJ ENM]

한때는 비슷한 조연만 연기한 적이 있었다. 영화 '왕의 남자'(2005)에서 육갑으로 장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그는 이후 '이끼'(2010)에서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유해진은 말 그대로 연기력으로 승부를 봤다. 이후 '부당거래'(2010) '타짜- 신의 손'(2014) '해적: 바다로 간 산적' '극비수사'(2014) '베테랑'(2015) '럭키'(2016) '택시운전사'(2017) '1987'(2017) '완벽한 타인'(2018) '말모이'(2019) '봉오동 전투'(2019) 등에 출연하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주연으로 필모그래피를 단단하게 쌓았고, 대중성과 작품성을 두루 인정받으며 신뢰를 구축했다.


유해진은 다음 달 설 연휴 '도그데이즈'(감독 김덕민)와 '파묘'(감독 장재현) 두 편의 영화로 관객을 만난다. '도그데이즈'에서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해 건물을 산 샐러리맨 건축가 민상으로 분한다. 민상은 예민하고 까칠하지만, 반려견을 매개로 이웃에게 마음을 연다. 우연히 만나 가족이 된 반려견 차장님(와와 분)에게도 서서히 마음을 열어간다. 어린 시절 반려견을 잃은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성장하는 모습이 따뜻하게 와닿는 영화다.


실제 유해진은 3년 전 사랑하는 반려견 겨울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넌 아픔을 겪었다고 했다. 세상을 떠난 겨울이는 과거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에 등장해 사랑받기도 했다. 최근 아시아경제와 만난 그는 겨울이를 떠올리며 "가슴에 묻었다. 떠나보내고 많이 힘들었다. 여전히 그립고 생각난다"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강아지'가 세상에 있어서 고맙다"고 애정을 보였다. 민상은 겉으로 퉁명스럽지만, 온기를 지닌 캐릭터로, 반려견을 바라보는 눈빛에서 꿀이 뚝뚝 떨어진다. 그 따뜻함이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순수함과 선함이 바닥난 '인류애'를 회복시켜준다.



유해진은 '뭔들 못할까' 싶다. 어떤 배역이든 입체적으로 와닿는 까닭이다. 자칫 평범할 수 있는 민상이지만, 따뜻하면서 인간적이고 순수한 모습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예능을 통해 선보인 인간적인 매력도 상당하다. 실없이 웃기지만 웃음 타율이 높고, 자칫 예민해 보이지만 서글서글하고 따뜻하다. 이토록 매력적인 배우이자 인간 유해진이 올해 설 극장가를 책임진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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