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 정지영 등 선처 요구
"인연 없지만 용기·반성 헤아려주길"
차범근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71) 등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아내 정경심씨의 자녀 입시 비리 등 혐의 재판 항소심과 관련해 재판부에 선처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냈다.
조 전 장관 측 변호인은 이달 22일 차 전 감독 등이 포함된 '각계각층의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29일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또 차 전 감독을 비롯해 정지영 영화감독(78) 등도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차 전 감독은 탄원서에서 "나는 조 전 장관 가족들과는 인연 없다"면서도 "그동안 조국 가족이 받은 고통과 그들이 감수한 징벌은 비슷한 경험을 한 대한민국의 수많은 학부모에게 큰 경종이 되었으리라 확신한다"고 적었다.
그는 "조국의 두 아이는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그 용기와 반성을 깊이 헤아려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다, 부디 자식들을 보는 마음으로 따뜻하게 바라봐 주시고 선처해 주시길 감히 부탁드린다. 무식하고 보잘것없는 제가 이렇게 호소문을 올린다"고 했다.
차 전 감독 측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 성적이 좋지 않자 본인은 물론 가족마저 거센 비난에 내몰리는 등 힘든 상황을 겪었던 경험 때문에 탄원서를 제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월드컵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차두리 선수(현 한국 축구대표팀 코치)는 고려대 진학을 앞두고 있었는데, 이를 두고 "입학을 막아야 한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다만 그는 조 전 장관에 대한 지지나 정치적 성향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고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김우수·김진하·이인수)는 다음달 8일 자녀 입시비리 및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감찰을 무마한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의 항소심 선고를 진행한다. 반대로 조 전 장관 부부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시민단체의 탄원서도 재판부에 제출된 상태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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