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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핀셋해법]①"방패없이 들어간 전쟁터‥위험분산 도구로 쓰인 개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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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는 시장의 위험 분산하는 역할의 파생상품
기관투자가는 반대 포지션 투자로 위험제거
ELS 발행 증권사도 델타헤지로 리스크 분산

"개인들이 방패 없이 전쟁터에 들어간 것이다. 기관투자가들은 고위험 상품에 투자할 때는 반드시 반대쪽 포지션을 함께 가지고 들어가서 리스크를 헤지한다. 주가연계증권(ELS)을 '국민 재테크 상품'처럼 파는 일은 해외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ELS 같은 고위험 파생상품은 일반투자자들이 가입할 상품이 아니다."


아시아경제가 만난 한 기관투자가는 홍콩 ELS 대규모 손실 사태에 대해 한국 자본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부조리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상품의 대규모 원금 손실이 확실시되면서 가입자들의 위기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ELS(Equity Linked Security)는 주가지수와 개별주가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는 고위험 금융상품이다. 설계에 따라 달라지지만 보통 주가지수나 개별주가가 처음에 정한 범위 안에 있으면 연 4~6%의 수익을 얻을 수 있고, 그 범위 이상으로 가격이 내려가면 원금 손실을 볼 수 있다.


최근 문제가 되는 ELS는 홍콩H지수를 연계한 상품인데 현재 홍콩H지수를 보면 참담한 수준이다. 2021년 1만2000포인트까지 올랐던 H지수는 현재 반 토막이 나서 5000포인트대에 머물러 있다. ELS의 만기는 보통 3년인데 올 상반기 만기 되는 상품만 10조원에 이른다.


이 기관투자가는 "자본시장의 현금 흐름이나 니즈가 다양하기 때문에 ELS를 포함해 다양한 고위험 상품이 나오는 것은 전혀 문제가 아니지만, 이것을 개인들에게 판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우리나라가 자본시장 규모와 비교해 파생상품이 너무 활성화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ELS 자체는 옵티머스나 라임처럼 사기성 있는 상품이 아니지만, 네이키드 셀 포지션(위험을 헤지하지 않은 상태)으로 개인에게 파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은 투자해서는 안 되는 상품"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LS 핀셋해법]①"방패없이 들어간 전쟁터‥위험분산 도구로 쓰인 개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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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는 파생상품‥헤지 포지션(hedge position) 없는 투자는 위험

기관투자가들이 ELS 같은 파생상품 투자를 할 때는 헤지 포지션(hedge position)으로 투자를 한다. 예를 들면 3년 뒤 코스피 2500에 다시 팔 수 있는 권리 구조의 파생상품에 투자할 때 미래 상황을 알 수 없기 때문에 3년 후 코스피 2500에 다시 살 수 있는 반대 권리도 미리 확보해놓고 투자를 한다.


파생상품 투자 시엔 위험자산의 가격변동을 제거하면서 투자해야 하는데, 개인들이 이런 위험까지 고려한 투자를 하기는 쉽지 않다. 그 때문에 이런 종류의 파생상품을 개인에게 권유하는 것 자체가 금융투자사의 무책임한 영업행위이며, 개인들에게 광범위하게 팔도록 상품·판매 승인을 한 당국의 과실도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원금 비보장형 ELS는 대체로 10% 확률로 -50% 이상 원금 손실이 나고 90% 확률로 평균 6%의 수익을 주는 고위험 상품이다. 한 번 손실이 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기에 해외에선 일반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ELS 판매가 드물다. 그런데 유독 한국에서만 인기다. 2004년 한국에 처음 소개된 ELS 상품은 그 발행량이 꾸준히 증가하다 2019년에는 100조원을 넘어섰다.


현재 금융당국은 ELS 대규모 손실 사태를 금융사들이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절차적 과실, 즉 '불완전판매' 이슈로 몰아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위험성이 큰 ELS를 상품·판매 승인한 금융당국에 더 근본적인 귀책이 있다고 본다.


특히 현재 문제가 되는 ELS 상품들은 대부분 2021년 팔린 것이다. 2021년 1월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공산당 소유·통제 중국기업에 대한 투자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런 상황에서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고위험 ELS의 상품·판매 승인을 해주고 판매상황에 대해 적절한 모니터링을 하지 못한 금융당국의 책임이 크다고 보는 것이다.


[ELS 핀셋해법]①"방패없이 들어간 전쟁터‥위험분산 도구로 쓰인 개인들"

상반기 만기도래 홍콩 ELS 금액만 10조원 ‥그 많은 돈은 어디로 증발했나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파생상품이라는 것은 '제로섬 게임'처럼 원래 위험을 전이시키는 기능을 가진다. 홍콩H지수가 떨어지는 위험을 제거하고자 했던 투자자들이 이번에 대규모 손실을 본 투자자들의 반대편에 있다"며 "이번 홍콩 ELS는 그런 종류의 투자자들이 돈을 벌게 되는 구조의 파생상품"이라고 설명했다.


기초지수가 무너지면 개인들은 손실을 보지만 ELS를 발행한 증권사는 손실을 거의 보지 않는다. 예를 들어 ELS 100억원이 발행돼 증권사로 투자자들의 돈이 들어오면 일반적으로 50~60%는 안정적으로 채권을 담는다.


나머지 자금은 델타헤지(delta hedge)를 한다. 지속적인 트레이딩을 통해서 기초자산(홍콩H지수)의 가격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 상태로 포트폴리오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위험은 없애고 대신 많이 팔면 팔수록 수수료 이익은 확정적으로 얻을 수 있다. 지수형 ELS의 경우 증권사는 약 1%의 선취수수료를 받는다. 1000만원 가입 시 약 10만원 수준이다. 은행은 약 1%의 선취수수료와 약 1%의 신탁보수를 받는다. 1000만원 가입 시 20만원 정도다.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면 ELS 상품이 운영되는 전체 시스템에서 일반 투자자들만 안전장치 없이 시장 리스크에 던져져 있다. 파생상품이 시장 리스크 분산을 위해 만들어진 상품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기관들이 짜 놓은 판에서 투자 지식이 상대적으로 얕은 일반 개인들이 리스크 분산의 수단으로 이용된 셈이다. 이번 사태를 불완전판매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금융당국이 애초에 상품승인, 판매승인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A 연기금 고위관계자는 "불완전판매와 같이 절차적인 문제로 접근해서는 판매·운용업의 특성상 유사 케이스의 반복적인 발생을 막기 어렵다"며 "고위험·고수익 상품은 리테일 대상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재인식하는 계기로 삼고 정책적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백주선 법무법인 대율 대표변호사는 "파생상품은 법이 허용하는 도박이다. 그래서 자본시장법에서는 이런 상품 판매 행위가 도박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특례 규정을 두고 있다"며 "파생상품의 본질은 서로 조건을 걸어서 내기하는 것, 결국은 본질은 도박과 비슷하기 때문에 그것에 정통한 사람들에게 일부 허용할 수 있지만 전 국민에게 권장할 일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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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공제회 고위관계자는 "개인들에게 이렇게 많이 판매하는 것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기이한 현상인데 이것은 금융회사 경영자들의 임기나 도덕적 책임과도 관련이 있다고 본다"며 "외국은 금융회사 경영자들이 임기가 길어서 10~20년을 하면서 자기가 있는 동안 큰 금융위기가 한 번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이런 상품은 판매하지 않는다. 한국서만 왜 유독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곱씹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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