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절연한 속마음 밝혀
"차라리 이혼했어야…엄마 편 들고 싶었다"
방송인 백일섭이 '졸혼' 이후 7년간 연락이 끊겼던 딸과 재회했다.
백일섭의 딸 백지은씨는 24일 전파를 탄 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에서 부친 백일섭을 향한 속마음을 고백했다. 백씨는 "그냥 이혼하지, 왜 졸혼이라고 TV에 나오나"라며 "사이가 안 좋아서 헤어지면 깔끔히 정리하고, 이혼하는 게 순서다. 싸우다가 짐 싸서 나가고 '졸혼이야'라고 공표하는 게 일반적인 건 아니지 않나"라고 밝혔다.
이어 "그때는 저 하나쯤은 오롯이 엄마 편을 들어드리고 싶었다"라며 졸혼 이후 7년간 백일섭과 절연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다시 마주하기도 어색하다. 시간이 오래 지나서 '죄송했어요' 하기도 애매했다. 아빠와 대화했을 때 긍정적으로 이어진 경험이 없고, 엄마나 예전 이야기가 나오면 발끈했다. 다혈질이니까 둘이 대화하면 조마조마하다"고 부연했다.
아버지 백일섭에 대해선 "술을 마시고 오면 기분 좋을 때도 있지만, 옛날 분처럼 밥상을 엎고 화낸 적도 있다. 긴장하며 산 기억이 있다"라며 "산 깊이 있던 주택에 살아서 차 소리가 잘 들렸다. 아빠 차 소리가 들리면 가슴이 뛰었다. 자는 척 한 적도 많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나가고 나서 평화를 찾았다. 긴장에서 평화로워졌다"면서도 "사실 죄책감이 심했다. 모르는 척하고 살았는데, 자식 된 도리는 아니니까. 엄청 외면하면서 사는 게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아버지와 재회하기로 한 이유에 대해 "아들 필로가 초등학생이 되니 '왜 할아버지가 있는데 안 만나냐'라고 묻더라. '할아버지와 별로 안 친해서'라고 답했는데, 그럼 효자가 아니잖냐는 대답이 나왔다"라며 "정곡을 찔린 것 같았다"고 했다.
또 백씨는 부모님의 졸혼 이후 심리 상담을 받은 사실도 털어놨다. 그는 "아빠를 향한 미움의 근원이 뭔지 찾는 과정이 괴롭고 힘들었다. 부모의 일이니 내가 힘들어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깨닫는 데 40년 걸렸다"라며 "아빠의 문제를 외면하고 모른척하며 살았지만, 죄책감이 심했고, 마음이 떳떳하지 못했다"라고 눈물을 흘렸다.
딸의 상처를 알게 된 백일섭은 "옳은 소리고 다 내 탓"이라며 "내가 참아야 했는데 마음이 아프다. 앞으로는 졸혼 이야기가 나오면 '다 지난 일이야'라고 말할 것"이라고 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