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두교도 반발 부딪힌 인도 영화 '안나푸라니'
과거 힌두신이 담배 피운 영화 포스터 논란도
넷플릭스가 힌두교도들의 반발에 부딪혀 인도 영화 '안나푸라니:음식의 여신'(안나푸라니·Annapoorani: The Goddess of Food)을 내리기로 했다.
인도 언론들은 '힌두인들의 정서를 해친다'는 이유로 비판 여론에 휩싸인 인도 영화 '안나푸라니'가 넷플릭스에 공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삭제됐다고 보도했다. 이 영화는 요리사가 되길 원하는 힌두교 브라만(인도의 최상위 신분) 여성의 이야기가 담겼으며, 인도 배우 나얀타라가 주연을 맡았다. 영화에서 나얀타라는 가족의 종교적 신념에 반하며 고기를 먹으며 요리를 배운다. 그러나 실제로 브라만 등 특정 상위 카스트 계급은 계급 규칙에 따라 육류를 먹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영화에는 '힌두교의 신 라마가 고기를 먹었다'고 말하는 장면도 있어 논란이 됐다. 힌두교도들은 해당 장면에 불쾌함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 제작사는 이 문제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그러나 강경 힌두교 단체들은 최근 몇 년간 많은 여러 영화와 프로그램들이 힌두교의 종교적 정서를 모욕했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1일 개봉한 해당 영화는 평론가들로부터 엇갈린 평가를 받기도 했다. 정통적인 가정의 여성이 꿈을 좇는 모습을 보여준 점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가 있었으나, 일부에서는 이 영화를 "조리되지 않은 여러 줄거리의 뷔페"라고 비판했다. 또 지난달 29일 넷플릭스에서 해당 영화가 공개된 후 논란은 더욱 커졌다. 특히 지난주 인도 뭄바이에서는 한 남성이 해당 영화의 여러 장면에 이의를 제기하며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힌두교를 모욕했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은 영화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7월 영화감독 리나 마니메칼라이는 자신의 트위터에 신작 다큐멘터리라며 '칼리(kaali)'의 포스터를 공개했다. 이 포스터에는 힌두여신 칼리로 분장한 한 여성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담겼다. 칼리는 죽음, 시간 등을 관장하는 힌두신으로 많은 인도인이 숭배하는 대상 중 하나다. 포스터가 공개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힌두교도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해당 포스터가 힌두교를 모욕했고 종교 감정을 훼손했다는 것이다.
이보다 앞선 2021년에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인도 정치를 소재로 한 드라마 '탄다브'(Tandav) 속 장면과 관련해 힌두교도들에게 공식으로 사과하기도 했다. 힌두교도들이 드라마 첫 회 속 자유를 주제로 한 대학교 연극 장면에서 힌두교 시바신이 희화화됐다며 강하게 반발하며 고발하자 머리를 숙인 것이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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