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감소에 따른 가입자 매출 감소
30년 후엔 매출 감소분이 영업익 역전
신사업으로 돌파구 찾고 있지만 쉽지 않아
아직 먼 미래라고 할 수 있지만 2054년엔 국내 이동통신 3사는 모두 ‘적자 기업’이 될 전망이다. 비용 절감 등의 노력을 빼고 현재 가입자만 놓고 보면 그렇다는 얘기다. 우리나라가 ‘인구 절벽’에 직면하면서 3사가 의존하는 내수 시장이 갈수록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무선 가입자 수가 가장 많은 SK텔레콤이 2051년 적자 전환이 가장 빠를 것으로 예상되며 LG유플러스가 2053년, KT가 2054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큰 변화가 없다면 30년 시한부를 맞이한 것이다.
아시아경제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지난해 IR(기업설명) 보고서, 통계청의 인구추계를 종합해 이동통신 가입자 수 감소 전망에 따른 매출 변화를 분석한 결과다. 영업비용은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했다. 통신사의 영업비용은 인건비와 마케팅비, 통신설비사용료 등 인프라 비용 등으로 구성되는데 인프라 비용은 가입자 수가 증가하거나 늘어난다고 해서 크게 변하지 않는다.
'적자 기업' 앞으로…모래시계 돌아가기 시작했다
2022년 5162만8117명이었던 우리나라 인구는 2030년 5119만9019명, 2040년 5019만3281명, 2050년엔 5000만명이 붕괴된 4735만8532명에 그칠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나라 국민은 1인당 1.6개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한다. 인구 1명이 줄어들면 1.6명의 가입자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인구 감소와 같은 속도로 줄어든다면 SK텔레콤의 경우 이동통신 가입자가 2030년 43만6359명, 2040년 145만4677명, 2050년엔 429만377명이 감소한다.
SKT를 이용하는 이통 가입자의 1인당 월평균 매출(ARPU)은 2022년 4분기 기준 3만495원이었다. 1명의 가입자가 감소하면 이만큼의 매출이 감소한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36만5940원이다. 2022년보다 429만377명의 가입자가 감소한 2050년엔 1조5700억원의 매출이 줄어든다. 467만7559명의 가입자가 줄어든 2051년엔 1조7117억원의 매출이 ‘증발’한다. 2022년 영업이익(1조6120억원)을 넘어선다. 영업비용이 매출보다 많은 ‘적자 기업’이 된다는 것이다. ‘인구 절벽’ 가속화로 시간이 갈수록 적자 폭은 더욱 커진다. 2060년엔 1조6313억원, 2070년엔 3조2653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다.
같은 식으로 계산하면 LG유플러스는 2053년, KT는 2054년에 각각 가입자 수 감소에 따른 매출 감소분이 전년도 영업이익을 넘어선다. LG유플러스는 가입자가 2053년에 현재보다 333만6536명 줄어든다. LG유플러스의 ARPU는 2만9091원이며 연 환산금액은 34만9092원이다. 1조1647억원의 매출이 날아간다. 2022년 영업이익(1조813억원)보다 많아지는 구간이다. KT 역시 1년 뒤인 2054년에 매출 1조7533억원이 줄어들어 2022년 영업이익(1조6901억원)을 넘어선다.
이익 체력 한계에 도달한 통신사
무선 매출 감소만 계산해도 이 정도인데 다른 B2C(기업 대 소비자) 사업까지 고려하면 이통3사의 ‘적자’ 전환은 더욱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각사가 운영하는 인터넷과 IPTV(인터넷TV) 역시 가입자 기반으로 월정액 형태의 수익이 발생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인구가 감소하면 인터넷과 IPTV 가입자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다. KT의 경우 인터넷과 유선전화, IPTV 등 미디어 사업에서 나오는 매출이 2022년 기준 5조2921억원에 달한다.
국내 통신사의 이익 체력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 2005년 이들 기업의 합계 영업이익률은 15.2%였지만 2022년엔 7.7%에 그쳤다. ‘6분기 연속 영업익 합계 1조 이상’이라는 것만 보면 대단한 성과를 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수익성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 해외 통신사와 비교하면 더욱 초라해진다. 미국의 버라이즌과 AT&T의 영업이익률은 2022년 각각 24.2%, 24.4%였다. 보다폰(영국), 도이치텔레콤(독일), 오렌지(프랑스) 등 주요 유럽 통신사 역시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를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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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수익성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가 ARPU다.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올 2분기 기준 3만원 선도 무너져 2만9920원을 기록했다. 2008년엔 4만2654원이었다. 15년간 물가가 올랐는데도 가입자 1인당 매출은 오히려 떨어진 것이다. 다른 통신사도 상황은 비슷하다. 정부가 통신비 인하를 지속해서 압박하고 있기 때문에 ARPU는 앞으로도 오르기 어렵다. 통신사들은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등 다양한 분야의 신사업을 추진하면서 수익성을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여의찮은 상황이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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