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화(desertification)란 극심한 가뭄과 같은 자연적인 요인, 또는 무분별한 농지 관개나 산림 벌채, 환경오염 등 인위적인 요인으로 인해 토지 및 환경이 점차 사막으로 변해가는 현상을 말한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 이변으로 가뭄이 발생하면 숲이 사라지고, 사라진 숲만큼 산소 공급이 감소하고 이산화탄소는 증가해 사막화가 가속화된다. 사막화로 물이 사라지고 토지가 황폐해지면 농작물을 재배할 수 없어 주민들은 기근과 기아를 겪게 되고, 결국 거주지를 떠날 수밖에 없다.
이런 현상에 빗댄 '식료품 사막화(food desert)'는 사막에서 물을 찾기 어렵듯이 식료품을 구하기 어려운 지역을 뜻한다. 1990년대 영국 스코틀랜드의 한 공공주택 지역에서 소득 수준이 낮은 주민들이 신선식품을 쉽게 구하지 못해 저렴한 가공식품 등에 의존해 소비하는 현상을 설명하면서 처음 사용된 말이다. 식료품 사막 지역의 주민들에겐 영양 불균형뿐 아니라 사회적 고립까지 큰 위협이 된다.
최근 우리나라에선 도시 외곽 지역이나 노인들만 남은 시골 마을이 식료품 사막화가 되고 있다. 거주민이 없고 유동인구마저 적어지면 식료품 판매점이나 편의점이 새로 들어서기는커녕 기존 가게나 마트마저 문을 닫고 온라인몰로 옮겨간다. 이들 지역엔 배달이나 새벽배송 서비스도 제공되지 않아 식료품 사막화 현상이 가속화된다.
미국에선 수십 년간 확장을 거듭해 온 거대 약국 체인들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매장 수백 개를 잇따라 폐쇄하면서 '약국 사막화'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약국 접근성이 악화해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과 취약 지역에선 건강 불평등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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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사막화(finance desert)'는 은행이나 증권사 등 금융기관의 유인 점포가 수도권에만 남고 농촌 등 비수도권에선 사라지는 현상을 말한다. 금융기관들은 인건비 및 임대료 절감 등을 위해 점포를 통폐합하고 고객들에게 PC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금융 거래를 이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고령층 등 금융소외 계층의 경우 금융 접근성은 더욱 약화하고 금융 사고에도 쉽게 노출된다. 이는 다시 지역 간 격차, 고소득층 위주로 금융과 자본이 몰리는 결과로 이어져 소득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을 일으킨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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