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샤오미 "다음달 전기차 출시"
화웨이, 테슬라보다 저렴한 전기차 판매 중
중국 IT업체, 애플보다 빠르게 전기차 시장 뛰어들어
애플이 경쟁 우위 확보 면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
시장 관심은 애플카 언제 출시되는지로 향해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첨단기술이 장착된 전기차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애플과 격차 벌리기에 나섰다. 애플이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전 고객들을 미리 확보해 시장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베일에 싸여 있는 애플판 전기차인 일명 '애플카'는 2026년이 돼서야 출시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애플이 자동차 분야에서 중국 IT 업체인 샤오미, 화웨이에 추월당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미즈호은행의 수석 연구 책임자인 탕 진은 "중국 스마트폰 거대 기업은 이제 자동차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애플이 자동차를 내놓기 전에 스마트 자동차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샤오미는 전날 자사 최초 전기차인 'SU7'을 다음 달 공식 출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SU7의 최대 주행 거리는 완충 기준 800㎞이다. 샤오미는 2만7200rpm(분당 회전수) 성능의 전기모터인 샤오미 슈퍼모터 V8s도 개발했다. 레이 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샤오미 전기차 기술 발표회'에서 "테슬라와 같은 차체 주조 방식으로 제작될 것"이라며 "엔비디아, 퀼컴의 반도체, 보쉬의 부품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샤오미는 포르쉐, 테슬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드림카'를 만들어 향후 15~20년 안에 세계 5대 자동차 제조사가 되겠다는 목표다.
샤오미보다 먼저 전기차를 출시한 업체는 화웨이다. 화웨이는 2021년 자동차 제조사 세레스와 손잡고 고급 스포츠유틸리티(SUV) 전기차 모델 '아이토(AITo)'를 출시했고, 지난 3월에는 중형 SUV '아이토 M5'까지 선보였다. 최근엔 스마트 자동차 사업 구축을 위해 지난달 창안자동차와 새로운 합작 벤처 설립에 대한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WSJ는 "화웨이의 자동차 전략은 스마트폰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이들 모델은 화웨이의 운영체제와 운전자 지원 소프트웨어를 함께 제공해 고객이 휴대폰과 자동차 간 설정 및 애플리케이션 등을 동기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WSJ는 중국 IT업체들의 전기차 출시가 이어지면서 전기차가 '바퀴 달린 스마트폰'이 돼 가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의 대(對) 중국 제재 포위망 강화, 높아지고 있는 애플 아이폰의 위상 등을 고려할 때 전기차가 중국 IT업체의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측면도 있다. 가격 면에서도 중국 IT업체가 개발한 전기차는 테슬라, BMW보다 경쟁력 있다는 평가다. WSJ는 "화웨이가 선보인 전기 SUV의 최저가는 중국에서 7만달러부터 시작하지만 테슬라의 모델 X는 10만달러가 저점"이라고 했다.
시장의 관심은 애플이 언제 '애플카'를 내놓을지에 쏠린다. 중국 IT업체들이 선제적으로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전기차를 출시해 시장 우위 를 확보하는 전략을 추구하면서 애플이 밀리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된다. 다만 애플 협력업체들이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고 있어 애플의 시장 장악은 시간 문제라는 분석도 있다.
WSJ는 "애플이 안심할 수 있는 부분은 중국, 대만에 있는 애플의 공급업체들도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는 아이폰 제조사가 자동차를 만들기로 결심한다면 파트너들과 기술에 바로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짚었다. WSJ가 언급한 업체는 아이폰 조립업체 럭스웨어와 폭스콘이다. 올해 전기차 판매량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선 중국의 전기차 업체 비야드(BYD)도 일부 애플 제품을 조립하고 부품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웨드부시 증권의 분석가인 댄 아이브스는 "애플이 너무 오랫동안 뜸을 들이지는 않을 것 같다"며 "2026년께 애플카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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