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학사과정으로 입학해 7년 만에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KAIST는 이 같은 형태의 ‘(가칭) 3+4 TUBE 프로그램(이하 튜브)’을 이르면 내년부터 도입한다고 12일 밝혔다. 튜브는 20대 박사를 육성하기 위해 학사과정과 석·박사 통합과정을 연계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명칭이다.
이 프로그램은 7년 만에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는 모델로 설계돼 최단 시간에 박사급 연구자로 성장·발전할 수 있는 경력 경로를 제시하는 패스트 트랙(Fast Track)이다.
영재학교 또는 과학고에서 영재교육 과정을 거친 만 18세가 KAIST에 입학해 학사과정 3학기 또는 4학기 이수 당시 최상위 성적을 거뒀을 때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과학고나 영재학교 출신이 아닌 KAIST 재학생도 튜브 프로그램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선발된 학생은 밀착 지도교수가 배정되는 등 특별 관리를 받게 되며, 이를 통해 가장 빠르게는 만 24세에도 박사학위 취득이 가능하다. 우선 학사 3학년인 연계과정 1년차에는 기존 제도와 다르게 대학원 과목을 자유롭게 수강할 자격이 부여된다. 취득한 학점은 학사과정 졸업 이수학점을 채우는 동시에 해당 과목의 대학원 과정 학점으로도 인정된다.
무엇보다 대학원 연구실에 소속돼 기본적인 연구 활동을 수행하면서 학과별 기준에 따라 박사 진입에 필요한 추가적 요건을 빠르게 충족할 수 있다는 것이 KAIST의 설명이다.
이런 과정을 거친 학생은 학사학위 취득 이후 곧바로 석·박사 통합 형태의 박사학위 취득 과정을 밟을 수 있다. 병역 미필 남학생의 경우에는 박사 3년차에 전문연구요원으로 편입이 가능해 20대 중반에 박사학위와 병역을 마치고, 창업·취업·박사 후 연구과정 등 과학기술 분야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점도 튜브 프로그램의 강점으로 꼽힌다.
KAIST는 튜브 프로그램 도입을 희망하는 학과를 중심으로 내년부터 선발 절차를 진행, 2025년부터 연계과정을 본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김용현 KAIST 입학처장은 “유명한 물리학자인 오펜하이머와 파인만이 각 23세, 24세에 박사학위를 취득한 것처럼 KAIST도 이제는 ‘K-과학영재교육’을 통해 24세 박사(학위자)를 배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이도헌 KAIST 교무처장은 “튜브 프로그램은 학령인구 감소 시대에 연구에 흥미와 재능이 있는 우수 과학기술 인재를 복잡한 절차 없이 빠르게 연구자로 성장시키는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다른 대학에서도 학위 취득 기간을 단축해 우수한 학생을 조기에 상위과정으로 진입시키는 목적의 연계과정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KAIST 튜브 프로그램은 연계과정 1년차에 학사과정 마무리와 박사과정 진입이 동시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다른 대학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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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영재교육 과정에서 선이수학점제(Advanced Placement, AP) 등으로 대학의 기초 교과목을 이수한 학생이 튜브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면, 선학점이수제도의 실효성도 높아질 수 있다고 KAIST는 기대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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