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화재 진압하던 故 임성철 소방교
무너진 구조물에 머리 맞고 숨져
제주에서 창고 화재를 진압하던 중 순직한 20대 소방관을 애도하는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1일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새벽 1시 9분께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주택 옆 창고에서 발생한 화재 진압에 나섰던 동부소방서 표선119센터 임성철(29) 소방교가 거센 불길에 무너져 내린 창고 외벽 콘크리트 처마에 머리를 맞고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주택에 있던 80대 노부부를 대피시키고 화재를 진압했다. 5년 차 소방대원 임 소방교 또한 이날 화재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주민을 대피하도록 한 뒤 곧바로 화재 진압에 나섰다. 임 소방교는 안전모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콘크리트 더미가 한꺼번에 덮치면서 화를 면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임 소방교에 대한 애도가 잇따르고 있다. 누리꾼들은 "국민의 안전을 일선에서 책임지고 보호하는 천사 한 분이 또 영면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소방관들의 안전용품이나 처우 등을 개선해달라", "고인의 숭고한 희생을 제주도민과 온 국민들이 기억할 것", "국민의 안전을 위해 애써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등 애도를 표했다.
오영훈 제주지사 또한 페이스북을 통해 "도민 안전을 위해 거대한 화마 앞에서 두려움 없이 임무를 소화하고자 나섰던 고인의 소식에 마음이 미어진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마음 깊이 위로를 전한다"고 했다. 이어 "고인이 보여준 용기와 헌신,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꽃다운 나이. 거대한 불길 속에서도 오직 국민 안전을 위해 희생과 헌신을 다했던 고인의 순직 소식에 참담함을 금할 수가 없다"며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지금도 국민의 일상을 지켜주고 계시는 소방공무원과 의용소방대원 여러분께 고개 숙여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한편 임 소방교는 사명감이 남달라 각종 사고 현장에서 늘 남보다 앞장서서 적극적으로 활동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공무원 재해보상법에 따라 순직한 임 소방관에 대한 보상과 예우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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