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을 새로 이끌 김동명호(號)가 미국발 위기 한가운데에서 1일 정식출범했다.
김동명 신임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질적 성장을 이끌 이기는 전략을 실행하려고 한다"며 "경쟁 위협에 정면 승부해 압도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해 나가자"고 했다.
그러나 김동명호는 출범 첫날부터 새로운 도전에 맞서야 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돌연 미 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의 85%를 달라고 요구했다는 것이 이날 알려졌다. 북미 지역에 수조원을 투자하는 대신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정부로부터 받기로 한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를 공유하라고 압박한 것이다.
GM은 LG에너지솔루션에 양사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받은 AMPC 보조금의 최대 85%를 배당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GM의 합작법인 지분율은 50%다. 지분 이상을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AMPC 재분배 요구는 예견됐던 일이다. 당초 업계는 합작법인 지분율(50:50)에 맞춰 요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GM의 요구는 지분율 이상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3분기 AMPC로 4267억원을 받았다. 내년에는 1조원을 훌쩍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현지 투자를 진행 중인 상황이다. GM의 요구를 무조건 거부하기는 쉽지 않다.
김 신임 사장이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배터리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박철완 서정대 교수는 “전임자 흔적을 빨리 지우고 회사를 원점에서 빌드업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질적 성장을 숫자로 보여줘야 한다”며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을 현재의 2~3배로 늘리고 동시에 수익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김 사장은 성취 기반 조직문화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강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압도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해 진정한 질적 성장을 이루는 엔솔 2.0의 시대를 만들어 가야 한다"며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가치 있는 결과가 지속 창출되지 못한다면 생존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저와 회사는 앞으로 여러분의 도전을 돕는 '셰르파'(Sherpa)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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