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코끼리의 보복
말레이시아에서 새끼 코끼리를 들이받은 승용차가 성체 코끼리들에게 ‘보복성’ 공격을 받는 일이 발생했다.
28일(현지시간) CNN, 스트레이츠타임스 등 보도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7시 35분경 말레이시아 페라크 지역 한 고속도로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
당시 차량에는 운전자인 남성 A(48)씨 부부와 아들 등 일가족 3명이 탑승해 있었다. 이슬비가 내리고 안개가 자욱한 날씨로 전방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A씨가 커브 길을 따라 핸들을 꺾던 순간 둔탁한 소리와 함께 묵직한 충격이 느껴졌다. 새끼 코끼리를 미처 보지 못한 A씨가 들이받은 것이다. 게다가 새끼 코끼리가 비명과 함께 도로에 나뒹구는 모습을 본 성체 코끼리 5마리가 A씨의 차량을 향해 달려들었다.
코끼리 떼는 A씨 차량 곳곳을 짓밟았다. 공개된 차량 사진을 보면, 앞 범퍼와 양쪽 문이 완전히 찌그러졌다. 코끼리들은 쓰러져 있던 새끼 코끼리가 다시 일어나자 함께 현장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건 당시 일가족 3명이 계속 차 안에 있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사망자나 중상자는 없다고 전했다. 새끼 코끼리의 상태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다.
앞서 지난 2020년에도 말레이시아의 고속도로에서 경적에 흥분한 코끼리가 승용차를 발로 밟아 탑승자 5명이 가까스로 탈출했다. 당시 고속도로에서 승용차 한 대가 도로 한복판에 서 있는 코끼리를 발견하고 멈췄다. 뒤따라오던 차들이 경적을 울리자 코끼리가 흥분하면서 멈춰 선 승용차 위에 다리를 올리고 밟았다.
승용차에 탄 탑승자 5명은 곧바로 문을 열고 차 밖으로 탈출했고, 차가 망가졌기 때문에 다른 차량을 얻어타고 자리를 떠났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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