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점유율, 2009년부터 90%대
챗GPT 탑재해도 빙 점유율 하락해
"구글은 '기본값'…악순환 심해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사 검색 엔진 '빙'에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 '챗GPT'를 탑재하는 등 초강수를 뒀지만, 구글의 아성을 넘는 데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27일 웹 트래픽 분석 사이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구글의 지난달 전 세계 검색 시장 점유율은 91.56%다. 구글은 2009년 통계치가 공개된 이후 단 한 번도 90%대 밑으로 내려온 적이 없다.
구글에 이어 점유율 2위를 달리고 있는 빙은 3.1%로, 오히려 1년 전(3.59%)과 비교하면 점유율이 떨어졌다. 뒤이어 러시아계 검색 서비스 얀덱스(1.84%), 야후(1.2%), 중국 바이두(1.02%) 등 순이다.
빙의 실패는 MS 입장에서 더욱 뼈아플 것으로 보인다. 앞서 MS는 검색 시장에서 구글을 뛰어넘기 위해 2009년 빙을 출시했으나, 검색 품질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흥행에는 실패했다.
MS는 지난해 '생성 AI 붐'을 일으킨 오픈AI의 지분 49%를 확보하며 반격에 나섰다. MS의 오픈AI 투자액은 최대 10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한편 오픈AI가 챗GPT를 순조롭게 개선하는 사이 구글은 자체 생성 AI인 '제미니'를 상업화하는 데 애를 먹어왔다. 제미니의 공식 출시는 올해 11월에서 내년 1월로 연기된 상태다.
이 때문에 생성형 AI를 접목한 빙이 구글링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 바 있다. 새로운 빙 엔진에선 기존의 포털 검색 결과 외에도 챗GPT의 답변 내용이 추가된다. 또 사용자는 AI에 추가 질문을 하는 등 대화도 이어나갈 수 있다. 그러나 검색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예상을 깨고 구글의 지배력은 훨씬 공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AI를 탑재한 빙이 구글을 뛰어넘지 못한 원인은 무엇일까. MS는 구글의 '유통 지배력'을 문제 삼는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일 미국 워싱턴DC 연방법원에서 열린 구글 반독점 소송 재판에 증인으로 직접 출석한 자리에서 "모든 사용자가 아침에 일어나 구글을 검색한다"라며 "이런 수준의 습관이 형성되면 (구글은) '기본값'이 되며, 이 때문에 빙이 구글을 절대 따라잡을 수 없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구글이 가진 유통상의 이점은 사라지지 않는다. AI에 대한 제 긍정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이런 기본값의 악순환은 더욱 강화될 수 있다"라며 "사용자에게 검색 엔진 선택권이 있다는 생각은 '완전한 가짜'"라고 주장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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