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구매 1억 이상 수입차 전체의 46.7%
내년 시행 '연두색 번호판' 기피 현상인 듯
2024년 시행하는 8000만원 이상 법인 차에 '연두색 번호판' 부착 시행을 앞두고 1억원 이상 고가 법인 수입차 판매량이 증가했다.
올해 산 법인 차 두 대 중 한 대는 '1억원 이상'…람보르기니는 판매량 90%가 법인 차
23일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10월 전체 수입차 판매량 감소에도 1억원이 넘는 고가의 법인 수입차는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법인에 판매한 수입차는 8만4918대로 전체 수입차 판매량의 38.8%를 차지했다. 1억원 이상 법인 구매 수입차 규모도 지난해 같은 기간 3만8836대보다 2.3%(898대) 증가했다.
특히 1억원 이상 법인 구매 수입차는 3만9734대로 전체 법인 구매 수입차의 절반에 가까운 46.7%를 차지했다. 법인이 구매한 수입차 두 대 중 한 대는 1억원이 넘는 고가 차량이라는 의미다.
고가 법인 수입차 연간 판매량은 2019년 2만1130대에서 지난해 4만7399대로 3년 만에 124.3%나 폭증했다. 올해는 5만대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1억원 이상 고가의 수입차를 법인에 가장 많이 판 브랜드는 메르세데스-벤츠(1만8068대)다. 이어 BMW(9833대), 포르셰(5754대), 랜드로버(2385대), 아우디(1501대)가 뒤따랐다.
고가 수입차 가운데 법인 판매 비중이 가장 높은 브랜드는 람보르기니다. 대당 3억원이 넘는 람보르기니는 올해 국내서 351대 팔렸다. 이 중 법인 차는 318대로 전체의 90.6%를 차지했다.
이어 롤스로이스(86.9%), 마세라티(75.5%)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1억원 이상 차량의 법인 판매 비중이 가장 낮은 수입차는 볼보로 42.3%를 기록했다. 이밖에 포드(44.4%)도 50% 미만으로 집계됐다.
'연두색 번호판' 기피에 연말까지 고가 법인 차 판매 늘듯…전체 수입차 판매량은 소폭 감소
수입차 업계는 연말까지는 고가 법인 차 판매가 더 증가할 것으로 봤다. 정부가 내년부터 '연두색 번호판'으로 불리는 법인 차 번호판 적용을 시행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8000만원 이상 법인 차의 연두색 번호판 부착을 내용으로 하는 '자동차 등록번호판 등의 기준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 시행은 1월 1일부터다. 개정안 적용 대상은 내년 1월 이후 신규·변경 등록 법인 차다. 수입차는 물론 국산 차도 포함된다.
한편 올해 1~10월 수입 승용차 판매량은 21만8071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22만5573대)과 비교하면 2.9% 감소한 수치다. 올해 월평균 2만1800여대가 팔린 것을 고려하면 12월까지 수입차 판매량은 25만대를 소폭 웃돌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 판매량은 2019년 이후 2022년까지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는 29만34대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전체 승용차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로 처음으로 20%를 넘었다. 그러나 올해는 고금리와 경기 둔화 등의 여파로 4년 만에 감소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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