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검은 연기 나자 차량 통제 나서기도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화재 안전하게 진화
고속도로 위에서 차량 화재가 발생하자, 이를 목격한 군인들이 현장으로 달려와 소화기로 초기 진화를 벌이는 등 화재 진압에 큰 역할을 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지난달 31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전 11시 47분 경기 여주시 중부내륙고속도로 양평 방향에서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폭발 위험까지 있던 아찔한 순간 당시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군 장병을 태우고 인근을 지나던 군인 버스 한 대가 화재 현장을 지나치지 않고 화재 차량 앞에 차를 멈춰 세우는 장면이 담겼다.
이어 버스에서 내린 군인 6~7명이 버스 트렁크에서 소화기를 꺼내 나눠 들곤 SUV 차량을 둘러싸고 분사하기 시작했다. 불길이 워낙 거세 화재를 진화하진 못했다. 도로 위를 검은 연기가 메우기 시작하자 군인들은 서둘러 화재 차량 뒤로 돌아가 밀려 선 통행 차량을 1~2차선으로 유도하며 크게 손을 휘저었다.
여주소방서 가남119안전센터 소방관들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차량 유도 안내를 하던 군인들은 소방관이 오자 그제야 홀연히 버스에 탑승한 후 사라졌다.
이후 화재는 출동한 소방대원들에 의해 안전하게 진화됐다. 다행히 차주는 가드레일로 먼저 피했고, 인명피해도 없었다.
당시 화재 현장에 투입된 유재훈 가남센터 2팀장(소방위)은 "화재 대상 차량의 기름 탱크까지 녹아 바닥에 떨어진 기름에 불이 붙는 아찔한 상황이었다"며 "화재 초기 소화기를 분사한 군인들이 없었다면 폭발적인 화세를 보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 팀장은 "화재 당시엔 공기호흡기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군인들의 존재는 알 수 있었지만, 어떤 활동을 하고 있었는지는 잘 알지 못했다"며 "차량에 큰불이 나 화염이 심했는데도 갓길에 버스를 세우고 내려 초기 진화 노력을 해준 이름과 소속 모를 군인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초기 진화를 시도했던 군인들과 소속 부대를 수소문하고 있다.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위험한 화재 현장을 그냥 지나치지 않은 군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투철한 사명감과 용기를 느낄 수 있었다"며 "소속·이름은 알 수 없지만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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