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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만난 사람]발바닥으로 느끼는 '땅의 맛'…비오는 날이면 더 황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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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간 신발업체 운영 경력
아내 병 돌보다 맨발에 눈떠
땅 에너지 받는 '어싱' 효과
혈액순환 등 몸 전체에 영향

인류는 생존에 유리한 쪽으로 진보해 왔다. 안전한 삶을 위해 신체의 연약함이 위험에 노출되는 상황을 보완했다. 신발도 그중 하나다. 인간의 안전한 직립보행 길을 열었다. 하지만 건강을 위협하는 물건이기도 하다. 땅과 발의 직접 접촉을 가로막아 여러 이점을 차단한다. 발가락 관절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도 한다. 변화가 필요했다. 맨발 걷기가 다시 주목받은 배경이다. 건강한 삶의 보충제로 여겨진다. 병마와 싸우는 이들은 치료제로 간주하기도 한다.


맨발 걷기에 따른 호전에 일부 의사들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하지만 효능은 점차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다큐멘터리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맨발 걷기를 4주간 한 사람은 식후 혈당이 감소하고 골격근이 증가했다. 체지방 감소,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 중성지방 감소 등 효과도 나타났다. 물론 부상 등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안전을 담보하면서 최대 효과를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2017년 서울숲맨발걷기학교를 세우고 2200여명에게 맨발 걷기 방법을 전수한 ‘맨발걷기(씽크스마트)’ 저자 김도남 맨발 쌤에게 물었다.

[책으로 만난 사람]발바닥으로 느끼는 '땅의 맛'…비오는 날이면 더 황홀 김도남 국제맨발걷기협회 회장(사진 앞줄 오른쪽)이 지난 5월 서울숲에서 열린 맨발걷기 봄 행사에서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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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 걷기를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

▲부산에서 신발 관련 제조업체를 23년가량 운영했다. 2007년 ‘모아모아병’으로 아내가 쓰러졌다. 지금까지 식물인간으로 병상에 누워 있다. 의식이 없어 의사소통조차 불가능하다. 사업을 접고 아내 곁을 지키면서 건강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아픈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더라. 2009년부터 의료관광사업을 하다가 8년 전부터 맨발 걷기 시니어 건강 전문 코치로 활동한다.


-왜 맨발 걷기였나.

▲건강을 코치하다가 독서 모임에서 ‘맨발걷기 국민운동본부’를 운영하는 박동창 회장을 만났다. 초청받아 운동본부 회원들의 혈관 나이를 검사(간이맥파측정법)했다. 그걸 계기로 3년간 운동본부에서 기획이사로 스쿨을 함께 진행했다. 회원 100여명의 맥파 측정 데이터를 만들면서 맨발 걷기 효능에 확신이 생겼다. 맨발 걷기는 자연치유 회복력의 상위 솔루션이었다. 누군 하고 누군 안 하고가 아니라, 누구나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점이 그렇게 좋았나.

▲맨발 걷기를 하면 땅의 자연 치유적 에너지를 우리 몸이 받아들인다. ‘어싱(earthing)’이라고 한다. 땅의 음전자가 유입돼 몸속 양전자를 중화시킨다. 음전하가 들어오면 혈액순환 능력이 많이 증가해 토마토케첩처럼 뻑뻑한 몸속 피가 와인처럼 묽어진다. 실제로 전압계로 신체를 측정하면 140~2000mV였던 신체 전압이 맨발로 땅을 디뎠을 때 0으로 떨어지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땅의 음전자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을 크게 낮춘다. 깊은 산이나 절에 가면 마음이 평안해지는 게 그런 원리다.


-실제 효과를 보신 분들의 사례가 궁금하다.

▲뇌졸중으로 잘 걷지 못하던 분이 3개월 만에 좋아졌다. 뇌졸중이나 암은 재발이 무서운데 걷는 자세부터 완전히 달라졌다. 목소리도 모깃소리처럼 힘이 없었는데 아주 또렷해졌다. 기력이 생긴 거다. 고혈압이나 유방암 환자가 하루 3~4시간씩 1년간 맨발 걷기를 해 자연 치유한 경우도 있다. 항염 효과 때문이다. 혈액암으로 병원에서 6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분들이 9개월 만에 병원에 갔는데 암세포가 싹 없어진 사례도 있다. 의사들도 놀라워하더라.


-맨발 걷기는 어떻게 시작하면 되나.

▲처음에는 전문가 도움을 받는 게 좋다. 걷기학교에 나오면 다섯 가지 걷는 방법과 부상을 방지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맨발 걷기는 신발 걷기와 다르다. 도장 찍듯이 거북이걸음으로 걸어야 부상을 방지할 수 있다. 3년째 매주 일요일 오후 3시 서울숲에서 맨발걷기학교를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책으로 만난 사람]발바닥으로 느끼는 '땅의 맛'…비오는 날이면 더 황홀

-맨발 걷기는 신발 걷기와 무엇이 다른가.

▲걷는다는 건 물리적인 동작이다. 맨발 걷기는 땅과 직접 연결돼 지구 에너지를 몸으로 받아들이는 거다. 발이 신발에 갇혀 있으면 어싱 효과를 볼 수 없다. 발가락과 발의 아치도 중요한데 신발은 제한이 많다. 지압 효과도 보기 어렵고.


-발가락이 왜 중요한가.

▲신발은 발가락에 록(lock)을 걸어놓는 것과 같다. 발에는 관절 서른세 개가 있다. 신발을 신으면 뼈가 다 움직이지 못한다. 맨발이면 가능하다. 특히 엄지발가락은 뇌와 직통으로 연결된 고속도로나 다름없다. 발가락을 뭉쳐서 걷는 솥뚜껑 걸음, 펼쳐서 당겨 걷는 개굴발 걸음으로 충분히 자극할 수 있다. 새끼발가락도 고관절과 근골격계에 큰 영향을 끼친다. 까치발로 걷는 발레 걸음은 고관절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발가락을 세우고 발바닥 아치(움푹 들어간 부분)를 땅에 닿게 하면 용천혈(湧泉穴)을 자극할 수 있다. 뇌를 자극하기 때문에 걷기만으로 치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맨발 걷기를 위한 땅의 조건이 있나.

▲‘지구 땅’이어야 한다. 아스팔트, 콘크리트는 안 된다. 흙길이어야 한다. 당연히 지하 주차장 위에 조성된 아파트 단지 내 흙길은 안 되고. 땅과 바로 연결돼야 한다. 약간의 습도가 있어야 좋은데, 해변 모래사장의 젖은 흙이 최적이다. 맨발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비 오는 날이면 거의 무아지경에 빠진다(웃음). 느낌도 좋고 효과도 크다. 몇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갈 만큼 좋다. 마른 모래는 효과가 덜하다. 그런 면에서 서울숲은 발바닥 맛을 고루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등산길, 숲속길, 마사토길, 발을 담글 수 있는 연못 등 온갖 길이 다 있다. 평지라서 유병인(아픈 사람)이 서 있거나, 부축받기에도 좋다. 꼭 산길을 걸을 필요가 없다. 맨발로 서서 어싱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책으로 만난 사람]발바닥으로 느끼는 '땅의 맛'…비오는 날이면 더 황홀

-특별히 조심할 점이 있나.

▲맨발로 걸을 때 다칠까 봐 염려하는 분들이 있다. 그럴 때는 파상풍 주사를 맞는 게 좋다. 스트레스받을 바에는 차라리 맞고 맘 편하게 하는 게 낫다. 맨발은 정비된 길이 필수다. 기반이 잘 마련된 곳에서 할 필요가 있다.


-국제맨발걷기협회를 세웠다. 향후 계획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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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 걷기는 건강 관리의 주요 프로그램으로 빨리 정착될 수 있다. 그러려면 제대로 된 준비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접지권(맨발 걷기를 할 수 있는 흙길 권역)’이 제대로 마련돼야 한다. 걷기학교를 하다 보면 집 주변에 맨발 걷기를 할 곳이 없다고 하는 분들이 너무 많다. 전국적으로 저변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우레탄 걷어내기 운동’ 등이 필요하다. 아카데미 과정을 개설해 맨발 걷기 지도자를 양성할 계획이다. 전국으로 맨발걷기학교 저변도 확대할 예정이고. 식물인간 환자 보호자로서 선한 에너지를 품고 많은 사람이 건강해지는 쪽으로 영향을 발휘하고 싶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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