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트컨트롤이 무엇보다 중요
최선은 예방, 드라이버 비치도 방법
원룸에 거주하는 자취생이 휴대폰을 안 가지고 화장실에 갇혔다가 문을 부수고 탈출한 사연에 누리꾼이 공감하고 나섰다.
지난 23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는 '화장실에 갇혔었어요. 제발 문 열고 쌉시다'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사진이 올라왔다.
글을 작성한 A씨는 최근 화장실에 갔다가 갇힌 아찔한 경험을 했다. A씨 "화장실 문이 헛돌아서 안 열리더라. 창문 없는 화장실이고 환풍기만 있고 휴대폰도 밖에 두고 들어온 상태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A씨는 "문고리 잡고 씨름하다 안되니까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아침이었던 때라 아무 반응도 없더라. 원룸 화장실이라 협소하고 숨도 가빠오니까 진짜 위기감을 느꼈다"며 "마지막 희망으로 발로 걷어차서 부수고 나왔다. 발은 상처투성이가 됐지만 살아서 다행"이라며 급박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A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처참하게 부서진 화장실 문의 모습이 담겼다. 그는 "참고로 181㎝에 몸무게 97㎏이라 다행이지 어린아이나 여자였으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철문이나 통나무 문이면 진짜 몰랐을 것"이라며 "다들 문고리 잘 점검하고 휴대폰 필수로 가지고 들어가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공간이 넓은 화장실이면 모르겠는데 보다시피 덩치가 있는 데다 공간까지 좁으니 공포감이 장난 아니더라. 이성적으로 생각하다가도 당장 죽을 것 같아서 다 두들기고 부숴버리게 되더라. 영화처럼 침착하게 안 되더라. 제발 문 열고 들어가라"고 거듭 당부했다. 해당 사연에 누리꾼은 "나도 내가 갇힐지 몰랐는데, 진짜 다들 조심하길 바란다", "진짜 혼자 사는 사람들은 남 일 아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화장실에 갇히는 사고는 흔하지 않지만, 종종 발생해
실제로 A씨 사연처럼 화장실이나 방에 갇히는 사고는 빈번하게 일어난다. 지난 4월에는 원룸에 사는 남성 A씨가 자택 화장실에서 갇혀 스마트폰 음성인식 인공지능(AI)에 말을 걸어 극적으로 구조된 일이 있었다.
화장실 안에 창문이 있다면 창문을 열어 구조를 요청하면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창문이 없다면 상황이 심각해질 수 있다. 무엇보다 마인드컨트롤이 가장 중요하다. 밀폐된 장소에 홀로 갇히게 되면 공포감 때문에 패닉(공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화장실에는 물이 있기에 '설령 바로 구조되지 않더라도 물을 먹고 며칠을 버틸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필요하다.
마음이 진정됐다면, 이제부터 탈출 준비를 해야 한다. 문고리가 이미 고장 났다고 판단됐을 때는 도구를 이용해 문고리를 흔들어봐야 한다. 그래도 아무 반응이 없다면 화장실 내 이용할 수 있는 가벼우면서도 단단한 물건으로 샤워기 헤드를 쓸 수 있다.
샤워기 헤드로 문고리를 계속 치다 보면, 힘이 약한 여성이어도 10번 중 1번 정도의 확률로 과격하게 반동·스냅을 줘서 문고리를 딱 쳤을 때, 안에 있던 고리가 정상 작동할 수도 있다. 이때 문고리가 탈착됐다면 분리해서 문을 열어야 한다. 문의 손잡이 부분에 일자로 사각형 모양의 고리가 연결돼 있는데, 손가락이나 손톱을 이용해 그 고리를 돌리면 된다.
앞선 방법이 실패한다면 화장실 벽에 어떤 방법으로든 쿵쿵 두드리거나, 환풍기·배수구 쪽을 향해 계속해서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화장실의 경우, 90% 이상이 환풍기가 설치돼 있다. 환풍기는 적은 힘으로도 쉽게 탈착이 되며 그 안의 공간이 넓어 울림이 있기 때문에 환풍기나 배수구에 이웃 주민이 들을 수 있도록 소리를 쳐 구조를 요청해야 한다. 실제로 화장실에 갇혔던 사례들을 보면 벽이나 환풍기에 대고 계속해서 소리를 질러 이웃 주민의 도움으로 탈출한 사례가 있다.
무엇보다 화장실 갇힘 사고를 막는 최선의 방법은 예방이다. 불편하더라도 휴대폰을 화장실에 가져가거나 십자드라이버 같은 도구를 화장실 안에 미리 비치해 두는 것도 비상시에 도움이 된다. 혼자 산다면 화장실 문을 완전히 닫지 않거나 잠그지 않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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