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형은 교체비용, 현물형은 보관비용 들어 수익률에 영향
투자 전 운용보수, 세금도 고려해야
원자재 투자 전문가들은 원자재 ETF에 투자할 때 세금과 운용 보수 등의 거래 비용을 잘 따져 수익률을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도차익이나 배당 소득에 세금을 내야 하고 운용보수와 선물 롤오버(재투자) 비용 등이 발생해 수익률을 갉아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이든 원유든 광물이든 투자할 ETF의 기초자산 개별 원자재를 선택했으면 먼저 운용보수를 따져야 한다. 국내 원자재 ETF의 총운용보수는 35bp(1bp=0.01%)에서 최고 83bp 사이에 형성돼 있다. 총운용보수에는 운용수수료, 판매수수료, 수탁수수료, 사무관리수수료, 매매중개수수료 등이 포함된다.
1%도 안 되는 수수료로 보이지만, 거래 횟수가 늘어나면 보수를 무시하기 어렵다. 국내 원자재 ETF 중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만든 ‘TIGER 구리실물’이 83bp로 가장 비싸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WTI원유선물(H)’가 35bp로 저렴하다.
수수료가 비싸다고 마냥 장기 투자를 고집하는 것도 곤란하다. 원자재 실물에 투자하는 실물형 ETF의 경우 실물 보관 비용이 발생한다. 선물형 ETF의 경우 보관 비용은 없지만, 선물 만기에 다음 선물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교체 비용이 발생한다.
대개의 경우 선물은 만기가 많이 남아 있을수록 비싸다.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선물(근월물)을 팔고 만기가 많이 남은 선물(원월물)을 매입하는 데 원월물과 근월물의 가격 차이만큼 비용이 발생하는 셈이다. 장기 투자할수록 선물 교체 비용이 누적돼 수익률에 악영향을 미친다.
국내 상장 원자재 ETF는 대부분 선물형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만든 ‘ACE KRX금현물’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구리실물’을 제외하면 모두 선물형 ETF다. 이 때문에 대부분 보관 비용보다는 선물 교체 비용을 더욱 고려할 필요가 있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선물형 ETF의 경우 장기 보유 때 롤오버 비용이 누적되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익률을 따지는 데 세금도 고려해야 한다. 이자 및 배당 등의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에 해당하지 않으면 수익 배분이나 양도 차익에 대해 15.4%의 세금을 내야 한다. 세제 혜택이 있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나 연금계좌 등을 활용해 투자할 경우 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환 헤지 여부도 봐야 한다. 원자재 ETF를 운용하는 펀드 매니저는 원자재 선물 거래를 달러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헤지 여부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다. 달러 가격과 원자재 가격 동반 상승에 베팅하는 경우라면 헤지를 하지 않은 ETF를, 순수하게 원자재 가격 상승분만을 노리는 경우에는 환 헤지가 이뤄지는 ETF를 선택해야 한다.
각종 비용을 따져 원자재 ETF를 구매했다면 시장을 잘 관찰할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원자재는 정치, 경제, 산업 변수가 미치는 수급 요인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단일 원자재에 투자하는 ETF의 경우 여러 원자재에 투자하는 ETF보다 변동성이 클 확률이 높다.
이수진 KB자산운용 ETF상품팀 부장은 "유가는 산유국들의 정세에 따라 가격이 움직이고, 금속의 경우 산업 수요나 생산 이슈 등이, 농산물은 기후변화에 따른 작황이나 세계 식량수요 등에 따라 가격이 움직인다"면서 "단기적인 시장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선물형 ETF를 활용하고 장기 대응을 위해서는 원자재와 관련된 기업을 포트폴리오로 가진 ETF에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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