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20일 "국민연금 개혁은 소득 보장과 재정안정, 세대 간 형평성을 함께 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부 산하 전문가위원회인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가 제시한 '더 많이 내고 더 늦게 받는' 개혁안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재정계산위원회는 전날 보험료율과 지급개시 연령, 기금 수익률, 소득대체율을 조합해 24가지 시나리오가 담긴 최종 보고서를 보건복지부에 제출했다. 최종 보고서에는 보장성 강화 방안인 소득대체율 상향 시나리오 6개가 추가됐지만, 이와 부합하지 않는 '2093년까지 적립기금 유지'라는 목표를 함께 제시해 사실상 재정안정에 주안점을 뒀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복지부는 재정계산위원회 보고서를 바탕으로 종합운영계획을 마련해 이달 말까지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이날 국감에 참석한 이스란 복지부 연금정책국장은 "(국회에 몇 가지 안을 낼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재정계산위원회의 자문안을 참고하겠지만 귀속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김 이사장은 이날 "구조개혁과 모수개혁 같이 논의가 필요하다"면서도 "논의가 너무 지연돼 모수개혁 자체를 못 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면서 연금 개혁의 필요성은 강조했다. 모수개혁은 국민연금 제도의 기본적인 틀은 유지하되 보험료율, 소득대체율, 수급 개시 연령 등 세부 지표를 조정하는 연금개혁을 뜻한다.
김 이사장은 기금이 고갈돼 연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국민들의 우려가 많은 만큼 신뢰 회복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기금이 고갈되더라도 국가가 재원을 투입해 가입자에게 연금액을 지급하도록 법으로 보장하는 지급보장 개정안이 통과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이사장은 "젊은 세대가 돈을 내도 나중에 연금을 수급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연금 개혁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청년세대에 대한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이날 국감에선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재정계산위원회가 보고서에서 기금운용 수익률을 0.5%포인트, 1%포인트 올리는 안을 제시하고 있는데도 국민연금 공단이 수익률 목표 상향에 따라 위험자산 비중을 얼마나 늘려야 할지에 대한 시뮬레이션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이사장은 "(위험자산 비중을) 20% 정도 늘려야 할 것. 나름대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가 "(공단에서) 논의한 것은 없다"고 답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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