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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깅 트래블]수라상 오르던 김·항암효과 인정받은 새우젓 한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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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김·토굴새우젓 통해 미식도시로 떠오르는 홍성군 광천읍
토굴이 창조한 과학의 맛 '광천 새우젓'
'밥도둑' 광천김, 이제는 수출로 세계인 입맛 사로잡아
전통시장에서 만난 '오징어 게임'…광천김·토굴새우젓축제 화제

한국인의 밥상 필수품 '김치', 김치의 맛은 다양한 재료가 좌우하지만, 그 중 젓갈은 숙성 후 깊이감을 가르는 중요한 요소다. 그 때문에 충남 홍성군 광천읍은 매해 가을 특별한 새우젓을 찾는 바지런한 주부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대한민국 대표 '맛의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디깅 트래블]수라상 오르던 김·항암효과 인정받은 새우젓 한자리에 충청남도 홍성군 광천읍 광천전통시장 일원은 조선시대부터 유명한 새우젓 장터로 김장철이면 전국에서 모여든 주부들로 성시를 이룬다. [사진 = 김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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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역을 대표하는 제28회 광천김·토굴 새우젓 대축제가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충남 홍성군 광천읍 광천전통시장 일원에서 개최된다. 새우젓 못지않게 광천을 대표하는 김 축제가 토굴 새우젓 축제와 하나로 통합돼 주부는 물론 새로운 맛을 찾아 떠나는 여행객의 발길을 이끄는 축제로 주목받고 있다.

새우젓 중 으뜸! 광천 토굴 새우젓의 효능과 '맛의 비밀'

맛에 대한 인간의 탐구는 오랫동안 계속됐지만, 그 근본은 '짠맛'의 발견에서 시작된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다. 채소를 비롯해 곡물, 육류 등 소금만 더하면 먹는 것은 물론이고 그 보관 기간까지 늘릴 수 있어 소금 맛을 '제1의 맛'이라 지칭한다.


이를 가공해 더 맛있게 먹기 위한 소스, 양념의 맛을 제2의 맛, 그리고 이를 숙성시켜 발효한 맛을 제3의 맛이라고 미국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정의했다. 광천 새우젓은 제1의 맛에서 출발해 제3의 맛을 이룩한 하나의 완성된 식품인 셈이다.


[디깅 트래블]수라상 오르던 김·항암효과 인정받은 새우젓 한자리에 광천읍 옹암리 토굴새우젓 단지에는 약 40여개의 토굴에서 수만톤에 달하는 젓갈이 숙성되고 있다. 13~15일까지 개최되는 ‘2023광천김·토굴새우젓대축제’ 기간 중에는 직접 토굴을 방문한 뒤 현장에서 직접 새우젓을 구매할 수 있다. [사진 = 김희윤 기자]

특히, 광천토굴새우젓은 천수만의 염분과 함께 자연이 만들어낸 최적의 조건 섭씨 14~16도에 85% 이상 습도가 일 년 내내 일정하게 유지되는 토굴에서 숙성된 명품 젓갈로 수십 년째 입맛 까다로운 주부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잡식성인 새우는 플랑크톤을 먹고 사는데, 이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쓸개가 약효 성분을 갖는다고 한다. 새우 쓸개는 소화 분해, 해독 능력이 뛰어나 제 몸통보다 5~10배 더 큰 먹이를 순식간에 분해해 초미립자 액상으로 만든다.


이를 통해 새우로 만든 새우젓에는 독을 풀고 혈액 속 콜레스테롤 수치를 내려주는 우황산 성분이 발견돼 해독과 항암에도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광천 새우젓의 역사는 고려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새우 산지로 유명한 광천 옹암포(饔巖浦)에서 시작된 새우젓의 역사는 이후 조선 시대 말까지 이어져 서해안 10여 개 섬에서 어획 활동을 한 새우잡이 배들이 옹암포에 정박해 이를 판매하면서 본격적으로 새우 장터가 형성됐다.


우리가 지금 만나보는 광천 토굴 새우젓은 1960년대 처음 개발됐다. 당시 지역에서 새우젓을 판매하던 상인 윤명원 씨가 과거 타지에서 광산업에 종사할 당시 굴속은 온도가 14~15도로 일정하게 유지됐던 것을 떠올려 숙성기간 중 썩거나 맛이 달라지던 새우젓을 보관하기 위해 옹암리 산 중턱에 토굴을 파서 보관한 것이 오늘의 광천읍 옹암리 독배마을의 시초가 됐다. 이때 토굴에서 3개월간 숙성시킨 새우젓이 그 맛과 향에서 다른 젓갈보다 월등히 뛰어나 전국적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광천에 토굴 새우젓 시장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디깅 트래블]수라상 오르던 김·항암효과 인정받은 새우젓 한자리에 광천김은 조선시대 임금님의 수라상에 오를 만큼 맛을 인정받은 지역의 대표 특산물이다. 최근에는 해외수출을 통해 밥반찬을 넘어 글로벌 스낵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바다의 반도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진 = 김희윤 기자]

임금님 수라상에 오른 '밥도둑' 광천김 집산지

새우를 비롯해 각종 싱싱한 해산물과 함께 상인과 자본이 모여들던 홍성군은 충청남도 서북부를 대표하는 '내포(內浦) 문화권'의 발원지로 오랜 시간 동안 지역의 문화와 역사, 행정과 교통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이에 자연히 식문화가 발달하면서 새우젓과 더불어 광천을 대표하는 '광천김' 또한 전국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맛보고 극찬하는 하나의 고유명사로 자리 잡았다.


광천김은 바삭하면서 짜지 않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들기름 발라 구워낸 옛날 맛이 그대로 살아 있어 어르신은 물론 아이들까지 두루 선호하는 '밥도둑'으로 식탁에 자주 오른다.


현재 광천읍 소재 김 제조업체는 34개로 이 중 14개 사가 해외에 김을 수출하고 있다. '바다의 반도체'라 불리는 김은 반찬을 넘어 해외에서 특별한 스낵으로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에 홍성군은 광천김의 브랜드화를 위해 수산 식품 개발과 수출지원, 품질향상 등 지원사업에 약 6억 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한편 22.5억 원을 투입해 원초 보관용 공동 기반 시설(냉동창고) 조성하며 본격적인 시설 확충에 힘쓰고 있다.


아울러 홍성군은 광천김 제조를 위한 원초 확보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수산물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지난해 홍성군은 서부면 남당리 천수만에서 김 양식 어장 복원 시험연구어업에 성공하며 1985년 이후 사라진 천수만 김 양식에 첫발을 내디뎠다. 로컬푸드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김 생산의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디깅 트래블]수라상 오르던 김·항암효과 인정받은 새우젓 한자리에 홍선 오서산은 '서해의 등대'로도 알려져 있는데, 가을에는 서해안의 바다와 작은 섬들을 내려다보는 금빛 억새가 정상 주변을 가득 물들여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제공 = 광천읍]
금빛 억새 능선 아래 서해…'오서산(嗚棲山)의 매력'

가을 홍천, 해안 절경을 감싸 안는 억새밭을 품은 오서산은 곰삭은 새우젓과 김을 찾아 광천에 온 여행객을 향해 그 매력을 한껏 뽐내기 시작한다. 해발 791m의 오서산은 충남 홍성과 보령의 경계에 있는데 서해 지역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서해의 등대'라는 별칭으로 알려져 있다.


산 중턱을 지나 9부 능선을 지나고 나서야 오서정 정자부터 정상까지 2km 구간 동안 은빛 억새가 가을바람에 하늘하늘 몸을 누이며 손님들을 맞는다. 유명한 억새밭에 비할 규모는 못 되지만, 이내 억새 너머로 펼쳐지는 천수만을 비롯한 서해와 그 작은 섬들 뒤로 지는 해넘이를 보노라면 이내 금빛 장관이 산과 바다, 하늘의 빛의 조화로 눈앞 가득 펼쳐져 잊을 수 없는 풍광을 선사한다.


아늑하면서도 특별한 풍경, 오랜 역사와 깊이를 자랑하는 새우젓과 김 등 맛을 자랑하는 광천읍은 이번 광천김·토굴 새우젓 축제를 통해 가을의 맛과 멋을 찾는 관광객을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디깅 트래블]수라상 오르던 김·항암효과 인정받은 새우젓 한자리에 광천전통시장에서는 지난 4일부터 광천김, 토굴새우젓 대축제가 열리는 기간까지 '골목대장'이라는 타이틀로 오징어게임에 등장한 뽑기, 땅따먹기를 비롯한 다양한 전통놀이를 진행한다. [사진 = 김희윤 기자]
전통시장에서 만난 '오징어 게임'…광천김·토굴 새우젓 축제의 다채로운 프로그램

광천김·토굴 새우젓 축제는 13일 △보부상 장꾼 행렬 퍼포먼스 △개막식 △개막 축하공연에 이어 14일에는 △81m 김밥 말기 △관광객·군민 노래자랑이 준비되어 있다. 축제 마지막 날인 15일에는 △퓨전국악 해드림 △전국 주부가요제 본선이 펼쳐진다. 부대프로그램으로는 13일 △제10회 홍성 전국주부가요제 예선이, 14일 △광천 특산품 수출 상담회가 진행된다.


또한, 소비자 참여 프로그램으로 △김구이 체험 △토굴 새우젓 김장김치 담그기 △광천 김·새우 떡메치기 △토굴체험 △김을 갖고 튀어라 △찾아라! 깃발 △젓갈 백반 시 △소고기&돼지고기 시식 △전통 놀이 체험을 함께 운영한다.


[디깅 트래블]수라상 오르던 김·항암효과 인정받은 새우젓 한자리에 광천전통시장에서는 지난 4일부터 광천김, 토굴새우젓 대축제가 열리는 기간까지 '골목대장'이라는 타이틀로 오징어게임에 등장한 뽑기, 땅따먹기를 비롯한 다양한 전통놀이를 진행한다. [사진 = 김희윤 기자]

MZ관광객을 겨냥한 특별한 기획도 마련됐다. 광천읍은 9·10월 두 달간 ‘광천전통시장 골목대장 프로젝트’를 통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사방치기 △제기차기 △딱지치기 △대형윷놀이 △달고나 뽑기 △구슬 홀짝 놀이와 같은 전통놀이 체험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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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르익어 가는 가을, 광천읍 광천전통시장 일원에서 축제장의 신명과 함께 새롭게 성장하는 지역의 명소를 둘러보면서 깊은 맛과 새로운 즐거움을 만끽해보는 건 어떨까.

가는 길
▲차량 : 서울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홍성 IC / 광천 IC로 진입 시 1시간 30분~2시간 후 광천읍에 도착한다. 대전에서는 대전~당진간 고속도로를 타고 예산.수덕사 IC를 나와 21번 국도를 타고 홍성 방면으로 들어오면 된다. 대전에서 1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

▲철도: 장항선을 이용해 홍성역과 광천역에 도착할 수 있다. 서울 용산역에서 광천역까지는 2시간 10분가량 소요된다. (1일 14회 운행)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서해 금빛 관광열차도 이용할만하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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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가 유럽에 압박하는 'GDP 대비 2% 방위비'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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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백악관이 최근 유럽 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맹국들에게 6월 나토 정상회의 전까지 국방예산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수준으로 맞출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는 2006년 나토에서 합의된 사항이지만, 현재까지 이를 이행한 회원국은 전체의 30%에 불과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머지 70%의 회원국들에게 약속 이행을 강하게 촉구하고 있으며, 심지어 방위비를 5%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GDP

  • 25.03.0207:30
    "모닝커피는 사치" 반세기 만에 최고치 찍었다…믹스커피까지 줄줄이 올라
    "모닝커피는 사치" 반세기 만에 최고치 찍었다…믹스커피까지 줄줄이 올라

    전세계적으로 커피 원두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커피 시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최근 주요 커피 브랜드들이 잇따라 가격 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원두 가격은 거의 반세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에 따라 카페에서 즐기는 아메리카노는 물론 가정에서 타 먹는 믹스 커피 가격까지 줄줄이 인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까지 가세하면서 앞으로도 원두 가격 상승세는 쉽게 꺾이지

  • 25.02.2808:01
  • 25.02.2710:47
  • 25.02.2007:20
    이준석 "국힘 다선 의원들은 부역자, 한동훈은 착각한 듯"
    이준석 "국힘 다선 의원들은 부역자, 한동훈은 착각한 듯"

    2011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으로 정치에 입문한 그는 늘 이슈의 중심에 섰던 '화제와 논란의 인물'이다. 만 35세인 2021년 제1야당 대표가 되며 일거에 정치권 중심에 진입했으나, 집권 이후 당대표에서 쫓겨났다. 개혁신당 창당이라는 새 도전에 나선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불모지인 경기 화성시을(동탄)에 도전해 3전 4기 신화를 썼다. 지난 2일에는 '40대 기수론'을 주장하며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17일

  • 25.02.2414:51
    작은 집 이사로 노후 준비…"관건은 세금폭탄입니다"
    작은 집 이사로 노후 준비…"관건은 세금폭탄입니다"

    "지금 사는 집 크기를 줄여 이사하면 세금 떼고 차액이 얼마나 남을까." 다운사이징으로 노후 생활비를 마련하려는 노인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이다. 핵심은 세금이다. 세금 폭탄을 맞아 남는 차액이 없다면 다운사이징을 할 의미가 없다. 노인들이 고려해야 할 세금은 두 가지다. 살던 집을 팔 때 내는 양도소득세, 그리고 집을 살 때 내는 취득세다. 이 중 취득세는 주택 가격에 따라 세율이 정해져 있고, 비과세 혜택도 없다

  • 25.02.2115:00
    점심밥 주는 경로당, 30명 한끼 예산이 7만원이라고?
    점심밥 주는 경로당, 30명 한끼 예산이 7만원이라고?

    터줏대감 경로당, 도심 속 노인들의 오아시스 기름때가 켜켜이 쌓인 철공소들이 줄지어 선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이곳에서 40년 넘도록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아파트가 있다. 아파트 외벽의 빛이 바랠 대로 바랜 '南星'(남성)이라는 글자에서 세월의 흐름이 느껴진다. 합쳐서 390가구, 두 동뿐이다. 그 사이로 경로당이 터줏대감처럼 서 있다. 정오가 되자 단지 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낡은 경로당에 온기가

  • 25.02.1815:30
    오늘도 아버지는 문이 아닌 벽으로 외출했습니다
    오늘도 아버지는 문이 아닌 벽으로 외출했습니다

    화려한 서울 아파트촌 사이에 움츠린 듯 자리 잡은 한 요양원. 1층 정문으로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으로 큼지막한 유리문이 하나 더 보였다. 누가 봐도 문이 있을 자리가 아니었다. ‘앰뷸런스 전용문. 평상시 잠겨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정체를 알려줬다. 생명이 위급한 어르신이 오가는 문 옆으로 개원식 때 배달 온 화환 몇 개가 어색하게 서 있었다. 앰뷸런스 전용문이 있는 곳은 원래 건물 외벽 자리였다. 요양원 원장이 멀쩡한

  • 25.02.1815:13
    '폐교'를 요양원으로… 어르신을 위한 학교는 왜 없을까
    '폐교'를 요양원으로… 어르신을 위한 학교는 왜 없을까

    외딴 섬 같은 요양시설, 노인의 외로움 더 커져 서울 광진구 화양동에 사는 방미숙씨(64)는 5년 동안 집에서 보살피던 어머니를 얼마 전 경기도의 한 요양원에 모셨다. "엄마가 치매에 걸리셨어요. 요양원에서도 집에 보내달라고 밥도 안 드시고 자주 우신다고 하네요." 방씨가 눈물을 훔치며 말을 이어갔다. "마음은 찢어지는데 차로 40분 거리라 자주 갈 수가 있어야지요. 우리 동네 화양초등학교가 얼마 전 문을 닫았는데, 일본

  • 25.02.1807:00
    "아버지의 마지막이 병원 침대가 아니어서 다행입니다"
    "아버지의 마지막이 병원 침대가 아니어서 다행입니다"

    ‘호상(好喪)’. 복을 누리고 오래 산 노인이 세상을 떠날 때 쓰는 말이다. 천수를 누렸다는 것을 넘어 어르신이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행복한 상태였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그래서 과거에는 가족들이 있는 집에서 임종을 맞이하는 것까지 호상의 조건에 들어갔다. 지난해 말 위암 환자였던 아버지를 떠나보낸 민기정씨(55)는 "병원에서 해줄 게 없다고 해서 집으로 모셨는데, 집에 오신 지 이틀 만에 돌아가셨다"며 "그래도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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