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수박 당도 측정? 새누리당 '진박 감별사' 길 가선 안돼"

"국민들이 볼 때는 엄청 불쾌한 얘기"
"민주당은 다양성이 존재하는 정당"

더불어민주당 강성 지지층 '개딸' 사이에서 민주당 의원 총 168명을 나열하고 이들의 성향을 따져보는 이른바 '수박 당도 감별 명단'이 떠돌고 있는 가운데,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과거 새누리당에서 벌어졌던 '진박 감별사' 사태가 떠오른다고 우려하고 나섰다.

박 의원은 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서 "새누리당이 걸었던 길, 진박 감별사 사태가 만들었던 길을 민주당이 똑같이 가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으로 비명(非明)계 인사들을 비하하는 표현이다. 지지자들은 '수박아웃' 사이트를 통해 강병원·김종민·윤영찬·최종윤·홍영표 의원 등 5인을 가장 높은 단계의 '당도 5' 인사로 분류했으며, 박 의원 역시 '당도 4'로 분류돼 있다.

하지만 이는 결국 당의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박 의원은 "이른바 새누리당을 패배의 길로, 그리고 박근혜 정권을 폭망의 길로 이끌었던 시초는 '진박 감별사'"라며 "수박 감별사 사태가 우리 민주당 안에서 벌어져서는 절대 안 된다. (벌어지면) 분열할 거고 분열을 하면 총선 패배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수박의 당도 측정'이라고 하는 (것은) 지금은 우스갯소리처럼 되지만, 조원진 의원도 '제가 가는 곳이 진짜'라고 하면서 진박 감별사를 자처하기 시작한 건 어떻게 보면 농담 비슷하기 시작한 얘기"라며 "그런데 국민들이 볼 때는 엄청 불쾌한 얘기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다양성이 존재하는 정당, 이견이 존중받는 정당, 민주정당으로 국민들 곁에 계속 남아야지. 이른바 하나의 의견, 다른 이견은 무시되는 그리고 쫓아내야 되는 대상처럼 되는 정당이어서는 절대 안 된다"며 "그거는 아까 제가 말씀드렸던 총선 승리의 길과 점점 멀어지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곧 복귀가 예상되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나올지에 대해서는 "병원에서 퇴원을 하고 어디로 행보를 하든지 간에 그 행보는 민주당 총선 승리의 길로 향해야 된다"며 "그를 위해서 당을 통합시키고 단결시키는 데 이 대표가 할 역할이 있다"고 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