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노인도 성폭력 폭로… 공식 인정하고 사과
사내 인권규정 책정 및 내부 감사 기관 설치 등도
스맙(SMAP)·토키오·V6·아라시 등 숱한 인기 남성 아이돌을 키워낸 일본 최대의 연예기획사 ‘쟈니스 사무소’가 창사 61년 만에 ‘스마일 업’으로 사명을 바꾼다. 최근 창업주 자니 기타가와(1931~2019)가 생전에 연습생들을 성착취 해왔다는 폭로가 이어지자 이를 사과하며 내린 결정이다.
2일 NHK,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현지 매체는 쟈니스 신임 사장인 히가시야마 노리유키(57)가 이날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쟈니스의 매니지먼트 등의 사업을 전담하는 새로운 회사 '스마일업'을 설립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날 회견에는 전 사장이자 자니 기타가와 사후 쟈니스를 이끈 조카 후지시마 줄리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들은 편지로 사죄의 뜻을 거듭 밝혔다.
새로운 회사 ‘스마일 업’은 기존 쟈니스 사무소의 매니지먼트 업무를 전담하고, 기존 쟈니스 사무소는 피해자들의 보상 업무를 실시하기 위해 남겨둘 예정이다. 피해자 보상은 다음달부터 진행된다.
앞서 지난 3월 BBC가 쟈니스를 세운 창립자 쟈니 기타가와의 오랜 미성년자 성 착취를 고발하는 '미성년 성 착취 폭로에도 여전히 존경받는 일본 J-POP 거물, 자니 기타가와'라는 다큐멘터리를 발표했다. 이후 쟈니스는 창업자인 쟈니 기타가와의 미성년자 성착취 피해 폭로가 이어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BBC 보도 이후 쟈니스는 쇠퇴 일로를 걷고 있다. 유엔 인권위원회의 조사 대상이 됐고, 기타야마 히로미쓰·히라노 쇼·진구지 유타·기시 유타 등 소속 연예인들이 줄지어 퇴사했다.
쟈니스 사무소는 성착취 폭로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다 외신 등 언론에서 주목하기 시작하자 지난 5월 후지시마 줄리 당시 사장이 직접 나섰다. 그는 "창업자의 성폭력 문제로 소란스럽게 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고, 후시지마 사장은 지난 5일부로 사장직에서 사임했다.
지난 2021년 쟈니스 사무소 소속인 마에다 코키가 성착취 피해를 폭로했고, 이후 비슷한 피해를 봤다는 아이돌 연습생들의 증언이 쏟아져 나왔다. 지난 7월에는 78세 배우 핫토리 요시지가 기자회견을 열고 "8살일 때 집에 방문한 자니 기타가와에게 성추행당했다"며 "이불에서 기타가와가 어깨에서 마사지를 시작해 약 2년 반 동안 100회에 걸쳐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공영 NHK는 쟈니스 소속 연예인 출연을 사실상 금지했고 산토리 등 대형 광고주들은 계약을 끊고 있다.
피해자구제위원회 측은 지난달 30일까지 478명에게 연락을 받았고, 이 중 325명이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이날 회견에서 밝혔다. 또한 직접적으로 피해를 확인한 150명을 대상으로 오는 11월부터 보상을 실시한다고 전했지만, 구체적인 금액, 인원 등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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쟈니스 사무소는 또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내 인권규정 책정 및 내부 감사 기관 설치 등 11개 재발방지책도 발표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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