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남성 커뮤니티 '펨코' 꼭 집어 비난
응원 발언에 이 대표 측 '좋아요' 눌러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관해 토론하던 중 2030 청년 남성 세대를 싸잡아 비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유 전 이사장의 발언에 여권 측은 청년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취급했다며 유 전 이사장을 맹비난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년 남성 모욕하는 구 자유주의자 유시민 작가님께'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이 글에서 허 의원은 "청년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 '시대에 뒤떨어진 혐오주의자'처럼 취급해온 것은 (작가님께서 '어용 지식인'으로서 열렬히 지지하셨던 정부였다"며 "이런 참담한 모욕을 해놓고 그 당을 찍어주길 바란다면 염치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허 의원은 "아직도 화염병 던지던 청춘을 회고하니 절망적"이라며 "사회경제적 하강의 시대, 초경쟁이 일상화된 시대, 온라인이 일상의 공간이 된 문화적 배경 등 다양한 맥락을 단숨에 소거하고, 하물며 그 시대적 맥락에 일조해 온 세대로서 송구하다는 말은 못 할망정 훈계나 하는 그 꼰대력에 감탄한다"고 했다.
또 그는 "지금 청년들은 자유에 관해 묻고 있는 것"이라며 "일상의 언어를 교정하려 들고 그에 따르지 않으면 즉각 혐오주의자로 처단하며 이를 문화의 영역까지 확장해 표현의 자유를 황폐화한 세력을 심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허 의원은 "이러니 청년들에게 '뇌썩남'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2030 남성 세대'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 드러내 유시민

지난 22일 유 전 이사장은 '노무현 시민센터 개관 1주년 공개방송'에서 영장실질심사를 앞둔 이재명 대표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2030 남성 세대'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그는 "2030 남자애들한테 말하고 싶다. 이 사태에 그대들의 책임이 상당 부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30 여성 유권자는 지난 대선 때 충분히 자기 몫을 했다"며 성별 갈등을 유발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유 전 이사장은 특히, 이삼십대 남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커뮤니티인 '에펨코리아'(펨코)를 꼭 집어 "안 놀아주는 게 답"이라며 "지난 대선 때 펨코 같은 데도 민주당 정치인이 가서 대화를 시도해봤는데 안 됐다. 쓸데없는 짓을 뭣 하려 하나"라고 말했다.
또 그는 "쓰레기통 속에 가서 헤엄치면서 왜 인생의 일부를 허비해야 하냐"며 "이거 듣고 '우리 보고 쓰레기라고?' (생각할 텐데) 나는 '쓰레기야, 너희들'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유 전 이사장이 방송에서 "이재명이 잡아넣어라. 정 그렇게 넣으려면. 판사를 뒤로 협박질을 하든 어떻게든 잡아넣어 보라"며 "그런다고 해서 너희들이 이길 것 같으냐. 죽지도 않겠지만, 이재명 죽으면 끝날 것 같으냐"고도 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 나와

유시민 전 이사장의 발언을 두고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청년 정치인인 권지웅 전 민주당 비대위원은 같은 날 CBS라디오에서 "이번 유시민 작가가 이대남을 지적한 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상당한 권한을 가진 기성세대가 어떻게 자신의 표를 행사했던 국민을 탓하고 있냐"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어 권 비대위원은 "이렇게 되면 윤석열 대통령을 찍고 후회하는 국민들이 민주당으로 마음을 돌리는 게 아니라 다시 민주당으로부터 등을 돌리게 된다"며 "자신들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막 탓하고 이런 걸 제발 그만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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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펨코'를 비롯해 이삼십대 남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커뮤니티에서는 유 전 이사장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한 비난과 조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유 전 이사장의 발언에 대해 "스윗 한남의 대표로서 젊은 여성에게는 매력적인 이성으로 보이고 싶어 온갖 감미로운 언행을 늘어놓는 반면, 젊은 남성들에게는 '나 때는 이랬어'라며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는 586 형님 납셨다"고 댓글을 달기도 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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