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교사에 '정서학대' 판단
국제아동 권리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이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 초등학교 교사에게 생전 ‘(학생을) 정서적으로 학대했다’는 의견서를 보낸 사실이 알려져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해당 교사는 2019년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로 고소당했다. 교육청 장학사의 조사 결과 혐의없음으로 결론 났으나 세이브더칠드런이 조사 결과 '정서학대'로 판단해 사건이 경찰서로 넘어갔다.
해당 교사는 경찰 조사를 받고, 검찰 조사를 받은 뒤에야 무혐의 처분을 받을 수 있었다. 무려 10개월간 혼자서 버텨야 했던 싸움이다.
이와 관련해 교사는 지난 7월 실시한 초등교사노조의 교권 침해 사례 모집에 자신의 사례를 직접 작성해서 제보했다.
그는 "아동학대 조사 기관(세이브더칠드런)의 어이없는 결정을 경험했다. 그들은 교육 현장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고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면서 "3년이란 시간 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스스로를 다독였지만, 다시금 서이초 선생님의 사건을 보고 공포가 떠올라 계속 울기만 했다"고 밝혔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세이브더칠드런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육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세이브더칠드런 후원을 끊겠다는 움직임이 확산하는 중이다.
교사들 역시 마찬가지다. 대전교사노조 관계자는 "아동 관련 단체라 후원하는 교사들이 많았는데 해지하고 있다"며 "세이브더칠드런 등의 교육·행사 협조 요청을 거부하자는 움직임도 있다"고 전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입장을 준비 중"이라며 사건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관여했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20년 넘게 교직 생활을 했던 40대 교사는 지난 5일 유성구의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뒤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이후 병원에 이송됐지만, 이틀 만인 지난 7일 오후 6시쯤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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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교사노조에 따르면 해당 교사는 2019년 대전 유성구 소재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중 친구를 폭행한 학생을 교장실에 보낸 것을 계기로 수년간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렸으며, 2020년에는 무고성 아동학대로 고소까지 당했다. 올해 근무지를 다른 초등학교로 옮겼으나 줄곧 트라우마(사고후유장애)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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