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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30년째 '관악산 다람쥐' 못 막는 정부와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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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혼자 산책하던 여성을 강간살인한 최윤종(30)의 범행 장소는 관악산생태공원 둘레길 근처다. 관악산에서는 이미 30년전부터 최윤종과 유사한 성폭행, 강도, 금품갈취 사건이 반복됐다. 당시 관악산 등산객들은 이런 흉악범을 '관악산 다람쥐'라고 부르며 공포에 떨었다. 이들이 다람쥐처럼 산을 타고 돌아다니며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기자수첩]30년째 '관악산 다람쥐' 못 막는 정부와 경찰 신림동 등산로에서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를 받는 최윤종이 25일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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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붙잡힌 최초의 관악산 다람쥐는 1993년 관악산을 찾은 여성 60여명을 대상으로 성폭행을 저지르고 총 3000여만원의 금품을 뺏은20대 김용남이다. 2003년에는 30차례에 걸쳐 여성 등산객을 흉기로 위협하고 1000여만원의 금품을 빼앗은 50대 차모씨도 세간을 경악시킨 관악산 다람쥐였다. 이 무렵 관악산 등산로에 들끓는 수많은 '다람쥐'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용의자로 몰린 남성이 자살하는 사건도 있었다.


20년 만에 최윤종이 살인까지 저지른 관악산 다람쥐로 다시 등장했다. 경찰은 최윤종을 검거한 직후 관악산 산악순찰대를 운영한다며 기자들까지 현장에 불러 홍보했다. 경찰관 2인 1조씩 5개 조를 꾸려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인적이 드물고 CCTV가 없는 곳을 위주로 관악구 내 둘레길을 순찰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보여주기식 뒷북 치안으로 관악산 다람쥐를 근절할 수 없다. 2016년 등산로에서 흉기로 여성을 살해한 '수락산 살인사건' 당시에도 경찰은 산악순찰대를 3개월간 한시 운영했다. 이번 산악순찰대도 우선 한 달만 시범 운영한다고 한다. 최윤종을 모방한 다음번 관악산 다람쥐가 그 이후에 나타나면 어떻게 할 건지 장기적, 근본적 대책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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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경찰이 허둥대는 가운데, 기자가 취재 중 관악산 둘레길에서 만난 평범한 50대 시민이 해법을 제시했다. "범죄를 저지를 생각조차 들지 않도록 CCTV와 신고시설을 촘촘히 갖춰 달라"는 당부였다. 관악산은 진입로가 많고 등산로가 수많은 샛길로 연결돼 있어서 범죄자가 피해자에게 접근하고 범행 후 도주하기 쉽다. 그래서 다람쥐 출몰이 특히 잦다고 이미 30년 전 다람쥐 출몰이 시작한 당시부터 분석돼왔다. 이 시민의 말은 누구나 알지만 지난 30년간 시행되지 않은 모범 답안이다. 정부와 경찰이 지금이라도 한 달짜리 '순찰 쇼'보다 훨씬 시급하게 추진해야 하는 시민 안전 대책이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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