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20억달러 고공행진
유튜브 수익화 경험 토대로 창업…기술력 강점
언제·누구에게·어떤 광고 최적 솔루션 제시
'광고 업계의 챗GPT' 몰로코가 1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기업 가치 20억달러(약 2조6500억원)를 인정받으며 고공행진 중이다.
몰로코는 인공지능(AI) 머신러닝을 통해 맞춤형 광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글로벌 AI 맞춤형 광고 시장에서 두드러지는 기술력을 갖춘 기업으로 꼽힌다. 챗GPT 같은 생성형 AI가 텍스트, 이미지 등 기존 콘텐츠의 패턴을 학습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내놓듯이 이용자가 사용하는 앱, 사용 시간, 위치, 기기 등 방대한 데이터를 AI로 정교하게 분석하고 언제 누구에게 어떤 광고를 보여줘야 할지 최적의 결과물을 내놓는다. 2013년 창업해 미국 본사와 한국, 영국, 중국, 일본 등 전 세계에 10개 지사를 운영 중이다. 전 세계적으로 1000개 이상의 광고주가 몰로코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안익진 몰로코 대표는 유튜브 추천 광고 알고리즘을 개발한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석사를 거쳐 UC샌디에이고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구글에 입사했다. 유튜브에서 광고 수익화에 성공한 경험에서 확신을 얻어 구글을 박차고 나왔다.
몰로코의 성장 동력은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머신러닝 등 차별화된 기술력이다. 600여명의 직원 중 절반 이상이 머신러닝, 데이터 사이언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등 기술 인력이다.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출신들로 이력이 화려하다.
최근 AI 기반 광고가 빅테크의 실적 효자로 꼽힌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올해 2분기 실적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광고 매출이다.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107억 달러(약 14조1775억원)를 기록했다. 메타의 2분기 실적도 AI 기반 디지털 광고가 견인했다. 디지털 광고 매출은 315억 달러(약 41조7375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는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98%에 달한다.
광고로 수익을 내는 것은 뛰어난 기술력을 내재화한 빅테크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몰로코의 주요 솔루션은 ▲클라우드 DSP ▲리테일 미디어 플랫폼 ▲수익화 솔루션 등 크게 세 가지다. 클라우드 DSP(Demand Side Platform)는 빅데이터 기반 머신러닝 기술로 사용자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가장 적절한 사용자에게 광고를 전달한다. 리테일 미디어 플랫폼을 도입하면 명품, 배달, 가구 등 다양한 커머스 플랫폼사들이 자체적인 퍼포먼스 광고 사업을 구축할 수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스트리밍 시장에도 주목하고 있다. 올해 2월 콘텐츠 사업자를 위한 수익화 솔루션을 선보였다. 그간 OTT 업계는 구독료 기반 모델을 채택했지만, 전 세계적인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떨어진데다 지난해 넷플릭스가 광고형 요금제를 출시한 것을 기점으로 광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사업자는 자체 기술을 개발할 자본이나 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몰로코는 발 빠르게 수익화 솔루션을 출시하며 해결책을 제시했다. 실제로 인도 최대 스트리밍 업체가 몰로코의 솔루션을 채택하기도 했다.
몰로코는 지난 6월 기업 가치 20억달러를 인정받았다. 미국 피델리티 매니지먼트 앤 리서치 컴퍼니와 싱가포르 글로벌 투자사 EDBI 등이 2차 주식 공모를 통해 주주로 참여했다. 2021년 시리즈C 투자 유치 당시 15억달러(약 1조9875억원)로 평가됐는데, 이보다 40% 뛴 것이다. 창업 초기 월급날을 앞두고 법인 통장 잔고가 비어있어 새벽까지 투자금 입금을 기다리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실리콘밸리에서 성공 신화를 쓰고 있다. 지난해 매출 2억달러(약 2650억원) 벽을 넘고, 1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면서 성장 페달을 밟고 있다.
안익진 몰로코 대표는 "몰로코는 오퍼레이셔널 머신러닝 기술을 통해 모든 규모의 비즈니스의 성장을 돕는다는 사명 아래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현재 높은 수익성과 현금 흐름이 유지되고 있으며, 몰로코의 건강한 재무 환경은 리테일 미디어 플랫폼, 스트리밍 서비스 및 OTT 제공자를 위한 수익화 솔루션 등의 신규 서비스 투자를 가능케 한다"고 말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