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5만대 계약…내년엔 150~200만대
품귀 현상 빚어지면서 가격 4만달러대 폭등
올해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88% 성장률을 기록, 신기원을 세운 엔비디아가 내년에는 GPU 출하량을 3배 이상 확대한다. 올해 생산될 GPU는 이미 전량 매진된 상태다.
23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내년 대만 TSMC에 위탁생산 맡길 차세대 GPU의 출하량을 150~200만대로 책정할 계획이다.
엔비디아의 최신예 인공지능(AI) 및 데이터센터 GPU인 'H100'은 올해 55만대 생산된다. 그러나 생성형 AI의 인기로 인해 수요가 폭증하면서, 이미 올해 말까지 전량 매진된 상태다. 내년에는 GPU 출하량이 적어도 3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H100의 극심한 품귀 현상은 기업, 기관들의 '사재기' 경쟁까지 불러일으켰다. 정부 기관도 H100 GPU를 미리 확보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 왕국, 아랍 에미리트(UAE) 정부 등은 수천장의 엔비디아 GPU를 구매하기로 했고, 최근 영국 정부도 1억파운드(약 1700억원)의 예산을 지출해 5000장의 H100 GPU를 공급받을 계획을 수립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H100의 초기 가격은 3만6000달러(약 4800만원)로 책정됐다. 그러나 한정된 GPU를 확보하려는 소비자 사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제 가격은 4만달러(5340만원)에 근접한 상황이다. '이베이' 등 중고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칩 한 장당 5만달러(6675만원)에 되팔리는 상황도 벌어졌다.
예상을 뛰어넘은 가격 폭등이 엔비디아에는 횡재로 작용한 측면도 있다. 24일 발표한 실적에서 엔비디아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8%, 주당순이익(EPS)은 2.70달러를 기록했다. 월가 전망을 훨씬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다. 심지어 엔비디아는 3분기 예상 매출로 2분기보다 2% 높은 160억달러(약 21조3600억원)를 제시한 상태다.
한편 엔비디아는 내년 대형 AI 모델 연산에 특화된 컴퓨팅 시스템인 'GH200'을 런칭할 전망이다. GH200은 일명 '슈퍼 CPU'인 그레이스 칩과 H100 GPU를 함께 탑재한 본격적인 AI 컴퓨터다.
특히 그레이스 칩은 영국 반도체 기업 ARM이 설계한 최신예 CPU 코어 '네오버스 V2' 144개를 배열해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AI 처리 성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 제품인 HBM3E를 탑재해 데이터 이동 속도도 끌어올렸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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