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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 사고파는 블라인드…사칭했다가는 '쇠고랑', 신뢰도는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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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자격·관명사칭죄 등 적용
타인으로 접속은 정보통신망법 위반
계정 사칭 방법 다양…익명성 부메랑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일반 회사원이 경찰관 계정으로 살인예고글을 올려 체포된 가운데 블라인드 이용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현행법상 불법인 계정 거래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는 데다 이메일을 통해 직장을 확인하는 블라인드의 특성상 불법 프로그램 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계정 사고파는 블라인드…사칭했다가는 '쇠고랑', 신뢰도는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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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거래되는 블라인드 계정= 24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중고거래 사이트 등에서 블라인드 계정을 사고파는 행위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는 '블라인드 아이디 삽니다'는 글과 함께 계정 가격으로 2만5000원을 제시하는 글이 올라와 있었다. 카카오톡 익명 오픈채팅방에서도 블라인드 계정을 판매한다는 5개의 채팅방이 확인됐다. 한 채팅방은 3만원에 대기업 계정을 팔겠다고 했고, 또 다른 채팅방은 '새회사'(근무 직원이 일정 수 이하일 경우 블라인드에 표시)로 나오는 계정을 5만원에 판매하겠다고 했다. 텔레그램에서도 '블라인드 아이디 팜'이라는 계정이 있었는데, 구체적인 가격 정보 등은 없었다.


블라인드는 가입자 800만명이 넘는 익명 기반 플랫폼으로, 현직자만 가입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대학생이나 취업준비생들이 지인의 계정을 이용하거나 계정을 구매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가격은 직종별로 다양한데, 올해 초 블라인드 의사 계정을 200만원에 판매하겠다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되기도 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변신이 가능하다. 글을 쓰는 순간에는 그 사람이 될 수 있고, 해당 집단의 일원이 됐다고 느낄 수 있다. 좋은 직종의 아이디가 비싸게 팔리는 이유”라고 진단했다.

계정 사고파는 블라인드…사칭했다가는 '쇠고랑', 신뢰도는 '추락' 중고거래 플랫폼과 오픈채팅방에 올라온 블라인드 계정 거래 글.

◆계정 거래 '불법', 사칭도 자칫하면 '처벌'= 그러나 현행법상 계정 판매와 구매는 엄연한 불법이다.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정당한 접근 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접근 권한을 넘어 정보통신망에 침입할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타인의 동의하에 아이디를 이용했더라도 접속 권한 부여는 해당 플랫폼에 있기 때문에 법 적용이 가능하다. 아이디 제공자도 형법상 방조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단순히 다른 회사의 직원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사칭죄에 해당하지 않지만, 공무원·의사·변호사 등을 사칭할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 공무원이 아닌 자가 사칭을 통해 직권을 행사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의료법(500만원 이하 벌금)과 변호사법(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 또한 의사와 변호사 사칭을 금지하고 있다. 또 국내외 공직, 계급, 훈장, 학위 또는 그 밖에 법령에 따라 정해진 명칭이나 칭호 등을 거짓으로 꾸민 경우 경범죄처벌법상 1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블라인드 신뢰성도 '추락'= 계정 매매와 함께 거론되는 계정 사칭 방식은 해킹 또는 불법 프로그램 사용이다. 이메일 인증만 받으면 계정 생성이 가능하다 보니 회사 이메일 계정이 탈취되면 블라인드 계정도 탈취될 수 있는 셈이다. 불법 프로그램 사용 가능성도 있다. 특정 회사 도메인을 복제한 뒤 이메일 인증을 복제한 도메인에서 하는 방법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업무용 이메일 계정 탈취를 위한 피싱메일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며 "회사 이메일이라 해서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경찰 사칭 살인예고글과 관련해 피의자인 30대 회사원 A씨가 어떻게 경찰 계정을 확보하게 됐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추후 수사를 통해 구체적 경위가 드러나겠지만, 계정 사칭 방법이 다양하다는 점에서 블라인드의 신뢰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누군가 사칭 계정을 만들어 특정 회사에 잘못된 정보를 마구잡이로 퍼뜨릴 가능성도 있다. 또 특정 개인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모욕하더라도 이번 사건처럼 작성자가 흔적을 남긴 경우가 아니라면 잡기가 어렵다. 블라인드가 강점으로 내세웠던 익명성이 부메랑이 돼 돌아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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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블라인드는 "계정 거래 등 플랫폼을 비정상적으로 사용하는 모든 시나리오를 정기 모니터링해 강력히 조치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계정을 도용당한 피해자가 블라인드에 접속하기 전까지는 도용 사실을 알 수 없다는 등 허점은 남아 있다. 블라인드는 "계정 거래를 비롯해 비정상적인 활동에 대한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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