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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봤다! 엔젤투자]20대 투자 심사역은 어떤 기준으로 기업을 고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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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만들어 스타트업 고객 유치 돕기도
"'예술같은 패션' 지인들과 엔젤투자했어요"
96년생 이하 심사역 모임…고윤지·김도연

'불치하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배움에는 위아래가 없다는 뜻입니다. 초기 스타트업 투자의 팁을 배우기 위해 '96년생 이하 투자 심사역 모임' 회원 두 명을 만났습니다. 이들은 떡잎부터 남다른 스타트업을 청년의 눈높이에서 발굴하고 투자를 결정하고 있습니다. 이미 이 시장에서 2~3년 경력을 갖춘 실력자입니다. 스타트업 창업자와 함께 짧은 동영상 '숏폼'을 만들어 기업 홍보를 돕기도 하고, 패션을 예술의 영역으로 승화시킨 국내 브랜드에 개인투자를 한 경험도 있다고 합니다.

[해봤다! 엔젤투자]20대 투자 심사역은 어떤 기준으로 기업을 고를까 패스트벤처스의 고윤지 투자심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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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6살인 고윤지 패스트벤처스 심사역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경영학·벤처경영학을 공부했습니다. 2020년 ES인베스터에 입사했다가 지난해 4월 패스트벤처스로 이직했습니다. 같은 또래의 심사역을 찾다가 모임에 들어왔다고 합니다. 현재 모임에는 총 49명의 심사역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인맥을 넓히고 데모데이 등 투자 정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와 하루 3~4건씩 미팅을 하는데, 그때 갈 만한 맛집을 소개받기도 한다네요. 고 심사역은 "당장 투자로 연결되지 않더라도 다양한 사람들과 만난다"며 "창업자뿐만 아니라 온라인 쇼핑몰 상품기획자(MD), 스타트업 마케팅 담당자까지 가리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언변이 뛰어난 창업자를 만나면 자칫 그의 페이스에 휘말릴 수 있어서 실무진을 만나는 기회를 늘리고 있다고 합니다.


젊은 심사역만이 가진 장점은 청년 창업자의 친구이자 동료처럼 의기투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고 심사역은 "하루는 창업자와 함께 카페에 앉아서 마케팅 비용을 늘리지 않고 고객 수를 늘리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숏폼을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스타트업 '플다'의 전·월세 세입자들을 위한 서비스(집지켜)를 소개해주는 짧은 영상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우리집 주인도 보증금 안 돌려준 적 있을까?'라는 식으로 세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평소 영상 제작과 편집에도 관심 있는 그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사실 고 심사역은 구독자 2만8000여명을 보유한 유튜버로, 자신의 소탈한 일상과 생각을 브이로그 형식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고 심사역은 시드 또는 프리A 투자 단계의 초기 스타트업을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을 운영하는 '열매컴퍼니'는 그가 주도해 투자를 결정한 곳이어서 기억에 남는다고 합니다. 지난해 열매컴퍼니의 매출액(288억원)은 미술품 경매회사 케이옥션을 뛰어넘을 정도로 성장하며 두각을 드러냈습니다. 고 심사역은 "최근 스타트업 시장이 어렵고 창업하기 쉽지 않은 시기이지만 투자금이 몰리는 좋은 팀은 분명 있다"면서 "초기 투자는 긴 호흡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오히려 지금이 좋은 타이밍"이라고 말했습니다. 투자를 결정할 때는 "사업 방향을 전환하더라도 끈기 있게 기업을 이끌 수 있는 유연한 창업자인지 따진다"고 했습니다. 대기업과 크고 작은 인수합병(M&A)이 활발하게 이뤄진다면 투자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꾸준히 공부해서 다양한 산업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실력을 갖출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해봤다! 엔젤투자]20대 투자 심사역은 어떤 기준으로 기업을 고를까 엑스플로인베스트먼트의 김도연 투자심사역.

김도연 심사역(27)은 GS건설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인 엑스플로인베스트먼트의 초기 멤버입니다. 홍콩중문대학교에서 중국경제를 공부한 후 벤처투자업체에서 인턴 경험을 쌓다가 싱가포르 기반의 벤처캐피털(VC)인 KK펀드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투자심사역이라는 직업은 항상 즐겁다"며 "새로운 산업, 기업, 사람들을 만나 많은 것을 배우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투자 심사를 할 때 ▲시장의 크기와 성장 가능성 ▲팀의 역량과 경험 ▲제품 또는 서비스의 경쟁력을 고루 살펴본다고 합니다.


엑스플로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5월 설립된 신생 VC입니다. 주로 스마트 시티, 스마트 안전, 기후 위기 대응 관련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캠프 엑스플로'라는 이름의 스타트업 대회를 기획 중인데,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GS건설과 함께 협업할 기회를 준다고 합니다. 김 심사역은 "시장이 침체된 시기일수록 옥석이 분명하게 가려진다"고 했습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울수록 시장의 선두주자에 돈(투자금)이 쏠린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그는 "자율주행과 드론 산업의 경우 실증을 진행한 거리가 길어 데이터가 많이 쌓여 있고 정부·지자체와 안정적으로 협업해온 기업의 선호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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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심사역은 최근 지인들과 함께 '레리치(Lerici)'라는 국내 패션기업에 엔젤투자를 했습니다. 그는 "레리치는 장인정신의 끝판왕"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옷을 만들려고 하는 기업"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옷 한 벌을 만드는 데 100시간가량이 걸릴 만큼 심혈을 기울이는 김대철 대표를 보고 감화받았다고 합니다. 김 심사역은 "옷을 대량 생산해서 빨리 팔자는 마인드가 아니라 예술가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는 점이 끌렸다"고 했습니다. 레리치는 여성 브랜드 론칭과 해외시장 진출을 준비하면서 첫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김 심사역은 "레리치가 세계적인 브랜드가 될 때까지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쏟겠다"고 했습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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