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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허리띠 졸라매자" 백화점서도 실속 찾는 소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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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선물로 본 하반기 경제
엔데믹 전환·인플레 영향
추석 선물 트렌드는 '가성비'

초고가 선물도 잘나가
한우 '넘버나인' 100만원 육박
소득 양극화 시대상 반영

편집자주흔히 명절 선물을 가리켜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라고 한다. 먹고 살기 힘든 시절 달걀이나 고기 한 덩이로 서로 간 정을 나눴다면, 경제 발전으로 소득이 높아진 이후론 값비싼 한우와 굴비, 양주가 백화점 진열대를 장식했다. 과거 명절 때 과자 선물세트를 손꼽아 기다리던 어린이들의 모습도 과자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바뀌면서 이제는 추억의 한 장면이 됐다. 완전한 엔데믹 이후 처음 맞는 올해 한가위는 어떨까. 코로나19 회복 과정에서 초래된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실속형 선물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론 소득 양극화란 현 시대상을 반영하듯 프리미엄 선물 역시 강세가 예상된다.

"올해 추석 선물은 뭐로 하지?"


민족 대명절 추석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누구나 한 번쯤 고민했을 이 문제에 유통업계는 역으로 질문을 던진다. '올해 추석 선물로는 무엇을 팔지?' 업계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구하는 데 많은 인력과 시간을 투자한다. 소비 트렌드를 살피고, 수요를 측정하면서 상품을 구성한다. 첫 번째 결과물은 사전 예약판매다. 구성 내역을 살펴보면 추석 선물을 고민하는 소비자들에게 나침반이 될 수 있다. 올해 그 나침반 바늘이 가리키는 방향은 단연 '가성비'다.


"고물가에 허리띠 졸라매자" 백화점서도 실속 찾는 소비자 롯데백화점이 오는 18일부터 추석 선물 사전 예약 판매를 시작한다. 사진은 소비자가 롯데백화점 추석 선물 상품을 고르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롯데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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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석 선물 트렌드는 실속형

17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다음 달 중순까지 추석 선물 사전 예약판매를 한다.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은 이미 지난 10일부터 시작했으며,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3사는 18일부터 개시한다. 사전 예약판매는 정상가 대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닌 동시에 그해 상품 구성을 엿볼 수 있는 가늠자이기도 하다.


사전 예약판매 상품군을 보면 올 추석 선물 트렌드는 단연 실속형이다. 회사별로 10만원대 이하 실속형 선물세트 비중을 크게 늘렸다.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이 나란히 해당 가격대 상품군 수를 지난해 추석 대비 10~15% 확대한다고 예고했고, 현대백화점은 사전 할인이 적용된 예약 판매 품목과 물량을 전년보다 30% 이상 늘려 운영하기로 했다. 가성비 선물세트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 것으로 보고 접근성을 높였다는 게 이들 회사의 공통적 설명이다.


앞서 사전 예약판매를 시작한 대형마트의 경우 실속형 선물 트렌드가 더욱 두드러진다. 이마트는 10만원대 이하 한우 상품군을 지난해 8개보다 무려 50%나 높여 판매 중이다. 과일 상품 중에선 인기가 많은 '시그니처 샤인머스캣 2송이(1.5kg)'를 3만원도 안 되는 가격(2만9400원)에 예약을 받고 있다. 홈플러스도 2만~5만원대 중저가 상품군을 20% 늘렸으며, 롯데마트 또한 10만원 이하 신선식품군과 5만원대 이하 공산품 비중을 각 10%씩 확대했다.


"고물가에 허리띠 졸라매자" 백화점서도 실속 찾는 소비자

인플레이션 속에 얇아진 소비자 지갑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이 같은 움직임은 코로나19 회복 과정에서 초래된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의 사정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물가가 크게 오른 기저효과로 최근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2%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코로나 이후 실질적인 물가 상승률은 꽤 높은 상황"이라며 "국민들이 체감하는 물가가 꽤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그러한 형태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엔데믹 전환으로 명절 풍경이 다시 바뀐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코로나 시기에는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는 미안한 마음에 선물에 힘을 더 실었다면, 완전한 엔데믹 국면으로 전환된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여기에 경기 침체 장기화 우려로 소비자 지갑이 굳게 닫힌 점도 실속형 소비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엔데믹이 되면서 명절에 가성비 있는 선물을 들고 고향에 내려가려는 심리가 반영됐을 것"이라며 "최근 명품소비도 줄어들고 있는데, 올해 연말까지 가성비를 추구하려는 불황형 소비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고물가에 허리띠 졸라매자" 백화점서도 실속 찾는 소비자
초고가 프리미엄 선물 수요는 여전

반전은 이러한 실속형 선물 트렌드 속에서도 초고가 프리미엄 선물세트 비중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우 최고 등급인 투뿔 넘버나인(1++ NO.9)으로 구성된 프리미엄 축산 상품의 경우. 올해 공급증가에 따른 시세 하락분이 반영돼 가격이 다소 떨어졌다고 해도 여전히 비싼 건 100만원에 육박한다. 제주갈치나 굴비 선물세트 가격도 프리미엄 상품의 경우 50만원에 육박해 일반 소비자들에겐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이처럼 가성비 트렌드에서 벗어난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꾸준히 선보이는 배경에는 소득 양극화가 있다. 중·저소득층이 고물가에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가성비 상품을 선택한다면 고소득층은 큰 타격 없이 씀씀이를 유지할 거라 보는 것이다. 실제로 팬데믹 이후 고소득층의 소득 수준은 부쩍 높아지고 저소득층의 소득 증가 속도는 뒤떨어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분기 5분위(소득 상위 20%) 가구 월평균 소득은 1148만3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 증가했다. 전체 소득에서 세금과 연금 등을 뺀 처분가능소득 측면에서도 886만9000원으로 1년 전보다 4.7% 올랐다. 반면 1분위는 가구 월평균 소득이 107만6000원, 처분가능소득이 85만8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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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등은 이런 현실을 반영해 본 판매 때는 초고가 프리미엄 선물세트의 다양화를 꾀할 공산이 크다. 앞서 갤러리아는 지난 설 선물세트 본 판매 당시 초고가 프리미엄 선물세트로 한정판 위스키 '플래티넘 쥬빌리 70년'을 선보였다. 가격은 4400만원이었다. 이 밖에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들도 100만원이 넘는 프리미엄 선물세트 상품군을 확대한 바 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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