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인 이지수씨는 최근 시중은행 한 곳을 급여계좌로 사용하다가 최근 카카오뱅크를 활용하고 있다. 이씨는 "카카오뱅크에서 대출까지 받게 되면서 한눈에 관리가 편한 카카오뱅크를 급여계좌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급여통장은 주요 시중은행의 독점적인 영역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을 급여통장으로 활용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월급통장도 '인뱅'으로
11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급여계좌 고객 수는 매년 32%씩 증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급여계좌는 적요(수취인·송금인 등 메모)에 '급여'를 기재한 기준이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의 요구불예금 잔액 역시 2분기 기준 25조원으로 전년 대비 약 5조원이 증가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최근 3년간 1인당 요구불 계좌 잔액은 연평균 14% 증가했다"고 말했다.
케이뱅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케이뱅크를 급여계좌로 설정한 고객 수는 2020년 대비 2.5배 증가했고, 급여계좌 금액은 5배 증가했다. 카카오뱅크와 마찬가지로 적요란에 급여, 월급 등 단어를 기재한 기준이다.
통상적으로 급여계좌는 금리가 낮은 대표적인 저원가성 예금으로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재원이다. 금리가 낮은 저원가성 예금이 늘면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 조달을 할 수 있어 은행들의 수익에도 도움이 된다. 이 때문에 신한 'my 급여클럽', KB국민 '직장인 우대 종합 통장', 우리은행 '첫 급여 우리 통장', 하나은행 '급여하나 통장'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아예 따로 급여통장 상품까지 존재한다.
시중은행에서 인터넷전문은행으로 급여통장을 옮기는 것은 대부분 금리 0.1% 수준인 시중은행의 통장에서 금리 매력을 못 느끼는 데다가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출 금리 경쟁력이 높아진 것도 한몫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급여계좌나 주거래은행으로 시중은행을 사용하는 건 대출을 받을 때 우대금리 혜택을 받는 영향이 컸는데 최근 인터넷전문은행들의 대출 금리가 낮아져서 이 부분에서도 장점을 못 느낀다"며 "이 때문에 월급까지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옮기는 경우가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입자 4000만 시대도 '눈앞'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가입자 4000만 시대도 눈앞에 두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올해 2분기 기준 가입자 수 2174만명을 기록했고,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도 이달 각각 900만명, 700만명을 돌파했다. 3사 합산 3774만명으로 연내 4000만명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 누적 고객 3000만명을 넘어선 지 1년여 만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과거에는 20·30대 고객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 40·50대 비중이 늘어난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2분기 기준 40대와 50대 이상 고객 비중이 각각 24%, 22%로 전년 대비 각각 1%, 4%씩 늘었다. 케이뱅크도 2021년 말 16% 수준이었던 50대 이상 비중이 7월 말 기준 21%로 증가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단기간 고객을 끌어모을 수 있었던 건 대출 금리 경쟁력과 각종 편의성 덕분이다. 이들은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를 내세운 주택담보대출로 특히 인기를 얻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지난 6월 취급된 분할상환식 주담대 금리는 연 4.02%(신용점수 951점 이상)로 은행권 전체에서 가장 낮았고, 케이뱅크가 연 4.09%로 뒤를 이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은 연 4.3~4.74% 수준이다. '모임 통장', '먼저 받는 정기예금' 등 기존 은행권 관습에서 벗어난 수신상품을 선보인 것 역시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하는 동력이 됐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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