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이차전지주 반등에 지수도 올라
당분간 주도주와 소외주의 키 맞추기 흐름 이어질 듯
주도주가 살아나며 최근 약세를 이어가던 코스피와 코스닥이 반등했다. 이차전지주 쏠림현상이 다소 완화되며 '소외주 키 맞추기'가 나타나고 있지만 결국 주도주 중심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9일 코스피는 6일 만에 반등에 성공하며 2600선을 탈환했다. 코스닥도 나흘 만에 오름세를 보이며 900선을 회복했다. 주도주가 지수의 반등을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1.92% 상승했고 LG에너지솔루션은 5.33% 올랐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각각 1.33%, 4.64% 상승했다.
그동안 미국 신용등급 강등, 중국 수출 부진 등 이슈로 지수가 하락했다. 특히 이차전지주의 조정까지 겹치면서 지수 약세가 이어졌다. 주도주가 흔들리면서 반등의 물꼬를 쉽사리 트지 못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최근 한 주간 코스피 하락 기여도가 높은 종목은 삼성전자(25.6%), LG에너지솔루션(9.2%), 포스코퓨처엠(5.9%), SK하이닉스(5.8%), 삼성SDI(4.7%) 순으로 나타났다. 주도주인 반도체와 이차전지주가 주를 이뤘다. 코스닥은 에코프로비엠(23.5%), 에코프로(12.0%), 엘앤에프(4.0%) 순으로 하락 기여도가 컸다.
주도주의 부진 속에 소외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수익률 상위를 차지한 업종은 소프트웨어, 화장품·의류, 유통, 헬스케어, 호텔·레저, 미디어 등 대체로 연초 이후 지수 대비 상대 수익률 하위 업종들이었다"면서 "쏠림 완화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크지 않은 업종으로 무게중심 이동이 일어나는 수익률 갭 메우기 차원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2분기 실적이 소외주 갭 메우기를 촉발했다는 분석이다. 노 연구원은 "2분기 실적 눈높이가 낮아지는 과정에서 예상에 부합하거나 더 나은 실적을 발표한 종목 중심으로 반등했다"면서 "소프트웨어, 화장품, 유통, 헬스케어 대표주들이 공통적으로 겪은 패턴"이라고 말했다.
이차전지주 중심의 변동성이 여전한 상황이어서 당분간은 주도주와 소외주 간 줄다리기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지수를 끌어올렸던 주도주가 주춤하는 사이 실적이 양호하지만 주도주의 그늘에 가렸던 섹터가 상승하는 양상을 보였다"면서 "당분간 주도주의 지수 견인과 소외주의 키 맞추기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2분기 실적시즌이 마무리되면 기존 주도주로 관심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 연구원은 "12개월 선행 영업이익 관점에서 접근해보면 이익 모멘텀 상위에 있는 업종은 유틸리티, 반도체, 조선, 기계,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라며 "2분기 실적시즌 종료 이후 미래 전망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한다면 기존 주도주들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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