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정부 전기차 생태계 조성 정책 추진
정 회장, R&D·현지 전략차종 개발거점 강조
현지 주정부 만나 전기차 생태계 구축 모색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7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인도 사업장을 둘러보고 현지 주 정부 관계자와 만나 현안을 논의했다고 회사가 8일 전했다. 전동화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도가 중요 시장으로 떠오르면서 공들이고 있다.
정 회장은 인도 출장 첫날 하이데라바드에 있는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를 찾았다. 현지 전략차종 개발 등을 위한 시설로 회사는 연구개발(R&D) 전략을 점검하고 현지 시장동향을 살폈다.
회사는 "미래 모빌리티 거점으로서 인도의 전략적 중요성을 점검하고 다가올 미래에 치열한 전기차 격전지가 될 인도에서 전동화 톱티어 브랜드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인도기술연구소는 전동화·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연구 중추로 역할을 확대하기로 했다. 현지어 음성인식 기술을 개발하는가 하면 지난해부터 신규 시험시설도 짓고 있다. 정 회장은 현지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적인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상품성을 갖춘 제품을 적기에 공급하는 게 중요하다며 현지 기술연구소가 제 역할을 해주길 당부했다.
이날은 인도 첸나이에 있는 현대차 인도공장을 찾아 현지 임직원과 의견을 나눴다. 인도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가치사슬(밸류체인) 재편 동향에 대해 논의했다고 한다.
인도는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전 세계 주요 완성차 메이커가 최근 앞다퉈 공들이는 시장이다. 지난해 신차 판매량은 476만대로 중국·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승용차 시장은 380만대 규모에서 오는 2030년이면 5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업계에선 내다본다.
특히 미래 이동수단의 핵심으로 꼽히는 전기차 생산·판매 거점으로 중요해졌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0%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세계 최대 전기차 메이커 테슬라를 비롯해 마이크론·AMD 등 주요 반도체 기업도 인도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현지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수요가 많은 점을 감안, 지난달 경형 SUV 엑스터를 출시했다. 2032년까지 전기차 모델 5종을 투입하는 한편 판매 네트워크 거점을 활용해 2027년까지 전기차 충전소를 439개로 늘리기로 했다. 기아는 2025년부터 현지 시장에 적합한 소형 전기차를 직접 생산하는 한편 목적기반차량(PBV) 등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내놓기로 했다.
현대차·기아는 현지 2위 메이커로 지난해 인도에서 80만7067대를 팔았다. 올해 들어선 지난달까지 50만2821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정도 늘렸다. 전기차는 반조립제품(CKD) 형태로 판매하고 있는데 같은 기간 1181대를 팔았다. 앞으로 현대차·기아 현지 공장에서 전기차 볼륨 모델을 양산해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정 회장은 이날 인도 타밀나두주 정부 청사에서 M.K. 스탈린 타밀나두주 수상을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T.R.B. 라자 타밀나두주 산업부장관과 장재훈 현대차 사장, 김용화 현대차 최고기술책임자(CTO), 김언수 현대차 인도아중동대권역장 등이 함께했다. 양측은 전기차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적극 협력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회사는 전했다. 현대차와 주 정부는 지난 5월 협약을 맺고 앞으로 10년간 3조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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