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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천자]인문학 독자를 위한 화엄경<3>-'지정각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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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보통 대승 경전에선 '불설(佛說)', 즉 '부처님이 설하는'이라는 표현이 붙는 것과 달리 <화엄경>은 '설불(說佛)'을 붙여 설불 경전이라 불린다. 부처님이 자신이 얻은 깨달음을 다른 제자들에게 설하는 <금강경>이나 <법화경>과는 달리 이 경전은 여러 보살들이 "부처님이 바른 깨달음을 이뤘을 때 그 주변의 세계, 즉 불세계(佛世界)가 어떠한지"를 묘사하고 있다. 여기에서 '바른 깨달음', 즉 자신의 참모습을 알게 된 존재에게는 '나'와 '너', '부처님', '중생'과 같은 구별이 없어지고 이 모든 것들이 사실은 구분될 수 없는 하나의 사태라는 지각이 생긴다. 따라서 '나'의 본모습이 '부처님'이라는 것을 알고, '부처님'으로서 살아가는 방법을 알게 되는 것이다. 이는 통상적으로 대부분의 불교에서 행복을 추구하지만 부족한 '나'가 수행을 통해 완전한 부처님이 되기를 목표로 하는 것과 다르다. <화엄경>은 '나' 그대로 온전한 부처님임을 깨달음으로서 행복해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인문학 독자를 위한 화엄경>의 저자 박보람 충북대 교수(철학과)는 "바로 이런 점에서 다른 경전들과 구분되는 화엄경의 특징이 드러난다"고 말한다. 글자 수 675자.
[하루천자]인문학 독자를 위한 화엄경<3>-'지정각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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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종에서는 부처님과 보살을 '깨달은 세계'라는 의미의 '지정각세간(智正覺世間)'으로, 깨닫지 못한 중생을 '중생세간(衆生世間), 지정각세간과 중생세간이 자리한 시간과 공간과 무정물 등을 '기세간(器世間)'으로 구분합니다. 그리고 온 우주, 법계를 구성하는 이 세 가지 세간은 실상 서로 구분할 수 없으며 원융한 하나의 사태일 뿐이라고 주장하지요.

(중략)


'나'의 참모습을 알지 못한다면 나는 과거에 매달리고 현재에 집착하며 미래를 걱정합니다. 또 나는 여기에 갇혀서 거기에 이르지 못하여 시방세계에 두루하지 못합니다. 또 나는 '나'에게 매달리느라 '너'를 밀어내고 '부처님'을 존경하며 '중생'을 깔봅니다. 그런데 이러한 구분은 무엇을 기준으로, 무엇에 의거한 것인가요? 어떤 것을 다른 어떤 것으로부터 구분하고 구별하기 위해서는 이를 위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나'와 '너', '중생'과 '부처님', 과거와 미래와 현재, 여기와 거기를 구분하는 기준과 근거를 파헤쳐 보면 우리의 끊임없이 윤회하는 삶과 같이 다람쥐 쳇바퀴 돌듯 무수한 개념의 동어 반복, 그리고 동어 반복의 반복이 계속될 뿐 모든 것의 기준, 근거 따위는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이 구절에서 설하는 모든 사태의 참모습입니다. 그것을 <화엄경>에서는 '연기의 참모습', 다른 말로 '공(空)'이라고도 표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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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람, <인문학 독자를 위한 화엄경>, 불광출판사, 1만6000원

[하루천자]인문학 독자를 위한 화엄경<3>-'지정각세간'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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