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서울버스 요금 인상
1965년 버스 8원…180배 이상 올라
1974년 지하철 30원…인상폭 버스와 비슷
서울시민의 발인 버스 요금이 300원 인상된다는 소식은 서민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얘기다. 누군가에게 300원은 적은 액수이겠지만, 매일 버스를 이용하는 서민에게는 만만찮은 부담이다. 지하철도 다니지 않는 새벽 출근길, 일터로 나가려면 시내버스 그리고 마을버스에 의지해야 하는 게 서민의 일상이다.
지하철도 오는 10월부터 현재 1250원에서 1400원으로 150원 오른다고 한다. 광역, 심야, 마을버스 등의 요금도 최대 700원까지 오른다. 국밥 1만원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대중교통 요금 인상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서민 물가의 그림자를 더욱 짙게 해주는 변화다.
서울의 대중교통 요금 인상은 2015년 6월 이후 8년 1개월 만이다. 버스·지하철 요금 인상은 쉽사리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다. 대중교통은 많은 서민이 매일같이 이용하는 만큼, 다른 품목에 비해 요금 인상에 대한 부담감이 더욱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버스 요금은 과거에 어떤 수준이었을까. 앞으로 지불하게 될 버스 요금이 1960년대보다 180배 이상 올랐다는 걸 아는 이는 얼마나 될까. 오는 8월부터 적용할 버스 요금(1500원)은 화폐단위가 원 단위로 통일된 1965년 시내버스 요금인 8원에서 187.5배나 오른 금액이다.
버스 요금은 1970년대 15∼80원으로 올랐고 1980년대까지는 200원 미만을 유지했다. 1990년대에는 요금이 더 크게 올라 1998년에는 500원에 이르게 된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 요금이 더 큰 폭으로 오른다. 1년 또는 3년마다 100원씩 올라 2007년에는 900원이 됐고, 이후에는 150원씩 올라 2012년 1050원, 2015년 1200원으로 인상됐다.
지하철 요금은 서울지하철 1호선이 처음 개통된 1974년 당시 30원이었다. 1986년 200원, 1990년 250원으로 인상됐다가 2000년에는 600원으로 버스 요금과 동일해진다. 지하철 요금은 2012년 인상 때까지 요금과 인상 폭이 버스와 동일하다. 2015년 인상 때부터는 200원이 올라 1250원 됐다.
버스 요금이 인상되고 시대가 변함에 따라 요금을 지불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1970~1990년대에는 버스 요금을 지불할 때 '토큰'과 '회수권'이 널리 쓰였다. 승객이 버스에 탑승했을 때 현금을 내고 거슬러주는 과정의 번거로움 때문에 버스 탑승 전 미리 승차권을 구입하는 식으로 불편을 덜었다.
그러다 1996년 교통카드가 도입되면서 토큰과 회수권은 자연스럽게 이용이 줄었고, 2000년대부터는 카드와 현금 모두를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현재는 버스 교통카드 이용률이 99%에 이르고 있어 '현금 없는 버스 운영' 노선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지하철과 전철의 경우 서울지하철 1호선이 개통된 이후 약 34년간 '종이 승차권'이 이용됐다. 그러나 사용이 점차 줄면서 2009년부터는 종이 승차권 제도 역시 중단됐다. 현재는 보증금(500원)을 내고 1회용 지하철 교통카드를 발급받는 방식을 운영하고 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