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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봤다! 엔젤투자]100살이 돼도 돈 버는 법은 바로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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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 전문엔젤 양성교육' 참관
2박3일 강의·모의투자·시험 진행
"지역기업 성장" 예비 엔젤 노력

편집자주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에겐 이사벨 여왕이 있었고, 천재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뒤에는 메디치 가문이 있었습니다. 스페인 최고의 건축가 가우디가 자유롭게 작품활동을 할 수 있었던 건 평생 그를 지원한 구엘이 있었기 때문이고요. 이들은 자칫 무모해 보일 수 있는 도전을 뒤에서 조용히 도와준 후원자, 지금으로 치면 '엔젤투자자'입니다.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엔젤투자자를 직접 만나고, 모의투자를 하는 등 기자의 생생한 체험기를 담았습니다.
[해봤다! 엔젤투자]100살이 돼도 돈 버는 법은 바로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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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들이 집단지성을 발휘하면 엄청난 힘이 생깁니다."(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 회장)


미래의 엔젤투자자를 꿈꾸는 70여명의 시민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온 이들은 크고 작은 기업의 대표와 임직원부터 변리사, 변호사, 세무사, 치과의사 등 전문직까지 다양했습니다. 지난달 23일부터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전문개인투자자(전문엔젤) 양성교육을 받았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하고 한국엔젤투자협회가 주관하는 교육입니다. 교육생들의 열기가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강의실을 가득 채웠습니다.


첫 수업은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 회장이 맡았습니다. 고 회장은 20여년간 초기 스타트업 창업가들에게 멘토링과 투자를 한 1세대 엔젤입니다. 지금도 그가 운영하는 고벤처포럼을 통해 한 달에 한 번씩 기업 IR행사를 열어 투자 심사를 하고 있습니다. 고 회장은 "투자는 정보의 싸움이다. 정보가 많아야 좋은 엔젤투자를 이뤄낼 수 있다"며 "증권사, 벤처캐피탈(VC), 전문 심사역을 당해내긴 쉽지 않지만 집단지성을 쓰면 엄청난 힘이 생긴다"고 했습니다. 다양한 업종과 경험을 가진 엔젤들이 똘똘 뭉치면 좋은 기업을 발굴해 투자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을 거란 뜻입니다.

[해봤다! 엔젤투자]100살이 돼도 돈 버는 법은 바로 ‘이것’ 한국엔젤투자협회는 지난달 23일부터 25일까지 청주 오송읍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제37기 전문개인투자자 양성 교육과정'을 진행했다. 고영하 협회장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창업'이라는 주제로 교육생들에게 특강을 하고 있다.

고 회장은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를 언급하며 100살이 가까운 나이에도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으로 '투자'를 꼽았습니다. 앞으로 챗GPT의 발전 방향을 면밀히 살피고 투자해야 한다고도 강조했습니다. 초기 창업기업에 투자하는 엔젤은 기업의 매출이나 성장 속도, 재무 상태를 토대로 투자하는 VC와 다릅니다. 창업가의 인품과 기업가정신을 살피고, 창업팀 구성 히스토리를 들어볼 것을 권유했습니다. 또한 투자자는 평정심을 잃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대한민국 1호 전문엔젤, 강수현 코사인인베스트먼트 대표도 강사로 나섰습니다. 강 대표는 그동안 70여개 기업에 투자했으며 개인투자조합 펀드를 이끌어본 경험도 여러 번 있습니다. 강 대표 같은 업무집행조합원(GP)은 펀드의 리더 역할을 하는 사람입니다. 펀드라는 배의 선장이 GP입니다. 책임감 있는 운용을 위해 GP의 출자지분은 출자금 총액의 3% 이상이 돼야 합니다. 강 대표는 자신의 엔젤투자 경험과 노하우를 교육생들에게 전달하며 '스프레이 앤드 프레이(Spray & Pray)' 기법을 설명했습니다. 다수의 기업에 투자하고 회수되길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10개 기업에 투자하면 그중에 1~2개 기업에서 수익이 난다고 합니다. 그는 창업자가 명확한 목표를 갖고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투자금 사용 목적과 시기를 정하는 '마일스톤 투자 방식'을 추천했습니다.

[해봤다! 엔젤투자]100살이 돼도 돈 버는 법은 바로 ‘이것’ 고성용 한강주조 대표가 지난달 24일 전문개인투자자 양성 교육에 참여해 자신의 회사를 소개하는 IR발표를 하고 있다.

전문엔젤 교육의 하이라이트는 창업자의 IR 발표를 직접 듣고 모의투자를 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MZ세대를 겨냥해 막걸리를 만드는 '한강주조', 닭고기 대체육 전문기업 '휴닉', 항생제 내성 진단키트를 만드는 '클라우드9'의 창업자 3인이 각각 5분 동안 피칭을 하고 10분간 질의응답을 받았습니다. "막걸리를 수출할 계획은 있나" "경쟁 대체육 제조사와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진단키트의 국내 허가에 문제는 없나" 등 날카로운 질문들이 나왔습니다. 각 조별로 기업을 분석하고 얼마를 투자할지 결정해 공개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교육의 마지막 날인 25일에는 시험도 치렀습니다. 엔젤투자 관련법과 제도, 개인투자조합 결성과 운용, 기업투자 사후관리 등에 대한 문항 30개를 1시간 안에 풀어야 합니다.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던 70여명의 교육생도 이 시간만큼은 사뭇 진지한 태도로 시험을 치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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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스타트업 창업자 A씨는 "투자자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호랑이 굴에 들어와봤다"며 "새로운 시각에서 창업 생태계를 볼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최근 대전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 B씨는 "스타트업의 법률 분쟁 사건이 늘어나고 있어 엔젤투자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다"며 소득공제 혜택을 엔젤투자의 매력으로 꼽았습니다. 이종택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장도 37기 수료생입니다. 이 센터장은 충북에서 200명의 엔젤투자자를 양성하겠다는 목표로 센터 직원들과 함께 교육을 들었습니다. 다수의 기업과 VC들이 서울·수도권에 몰려있는 상황에서 엔젤투자는 지역 스타트업의 성장, 일자리 창출과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 충북도청 관계자들도 이 교육에 참여했습니다. 37기 전문엔젤 교육생이라는 인연을 계기로 출발한 투자 네트워킹이 지금도 활발합니다. 지방소멸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지역기업 성장의 불씨를 살리려는 풀뿌리 엔젤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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