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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실수를' 고혈압 약통에 치매약 넣은 현대약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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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약으로도 쓰이는 '미녹시딜' 라벨 통에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타미린정' 넣어 유통
약 2만병 회수 들어가

현대약품이 고혈압 치료제 약통에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를 넣어 유통한 사실이 드러나 회수에 들어갔다.


'이런 실수를' 고혈압 약통에 치매약 넣은 현대약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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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식약처는 현대약품에 지난달 15일 생산된 제조번호가 23018인 현대미녹시딜정(성분명 미녹시딜)을 회수토록 명령했다. 식약처는 회수 사유에 대해 "포장 용기에 타제품 표시 기재 사항이 일부 부착됨에 따른 영업자 회수"라고 설명했다.


미녹시딜은 고혈압 치료제이자 탈모 치료제로 쓰이는 약이다. 먹는 정제(5㎎)는 혈관 확장 작용이 있어 고혈압 치료제로 쓰이고, 2~5%의 외용제는 모발 생성 촉진 작용이 있어 탈모 치료제로 쓰인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먹는 정제다. 강력한 혈관 확장 효과로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울혈성 심부전, 빈맥 등의 부작용이 있다. 이로 인해 장기 손상 등으로 인한 고혈압, 다른 혈압약의 최대 용량을 투여해도 반응이 없는 불응성 고혈압 등 중증 고혈압에만 거의 최후의 옵션으로 쓰이는 약이다. 다만 국내 일부 의료 현장에서는 '허가 외 처방(오프라벨)'을 통해 탈모 치료용으로도 쓰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실수를' 고혈압 약통에 치매약 넣은 현대약품 이번 회수폐기 품목 이미지 정보 [이미지출처=의약품안전나라]

하지만 현대약품은 공장 생산 과정에서 이 같은 미녹시딜 정제 약통에 전혀 다른 성분인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 '타미린정(갈라타민)'을 넣은 것으로 확인됐다. 타미린정은 알츠하이머 형태의 경등도, 중등도 치매 증상에 쓰이는 치료제로 현대약품이 생산하는 전문의약품이다. 두 약이 사용하는 통의 크기와 모양이 동일하고, 약품 역시 둘 다 직경 6.5㎜의 하얀 정제로 음각된 성분명 외에는 육안으로는 구분이 어려워 벌어진 일로 보인다.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현대약품은 긴급회수에 나섰다.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의약품 회수에 관한 공표'를 알리며 "해당 의약품을 보관하고 있는 의약품의 판매업자 및 약국·의료기관 등에서는 즉시 판매를 중지하고 회수의무자(현대약품)에게 반품해 주시기 바란다"고 공표했다. 이번 회수 대상은 약 2만병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수의 위해성은 1등급으로 평가됐다. 위해등급은 1~3등급으로 나뉘는데 1등급은 의약품의 안전성·유효성에 생긴 문제가 생명과 직결되는 경우를 뜻한다. ▲의약품 등의 사용으로 인하여 완치 불가능한 중대한 부작용을 초래하거나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경우 ▲치명적 성분이 섞여 있는 경우 ▲의약품 등에 표시 기재가 잘못되어 생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우가 해당한다. 다만 아직 이 같은 제조상의 문제로 인해 약을 잘못 복용한 소비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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