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브렌트유, 오전 1%대 올랐다 상승폭 ↓
푸틴 계엄령 선포시 공급 차질 우려
"러 반란 영향 제한적…中 경기가 변수" 전망도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의 무장반란으로 러시아 정세가 불안해진 가운데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에 국제유가가 뛰었다.
26일 국제 원유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중 한 때 전일 대비 1% 상승한 배럴당 70달러 수준에 거래됐다. 지난주에만 4% 가까이 하락했는데 러시아 무장반란 사태가 하루 만에 마무리된 후 열린 이날 시장에선 가격이 뛰었다. 영국 브렌트유도 이날 장중 0.95% 상승한 74달러대를 기록했다.
세계 최대 산유국 중 하나인 러시아 내부의 잠재적인 불안으로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가 확산, 유가를 밀어올렸다.
앞서 바그너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용병 2만5000명을 이끌고 모스크바로 진격하는 반란을 일으켰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프리고진은 하루 만에 철군, 벨라루스로 망명하기로 결정했지만 이번 반란으로 러시아 내부의 정치적 불안은 커졌다.
악사 코어 인베스트먼트의 크리스 이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우리는 초기 시장 움직임에서 원자재 부문에서 위험을 회피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러시아의 혼란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추가적인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RBC 캐피털 마켓의 헬리마 크로프트 애널리스트는 "푸틴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할 경우 근로자들이 주요 항구와 에너지 시설에서 근무하지 못하게 되고 이로 인해 수백만 배럴의 원유 수출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백악관이 전날 주요 주요 국내외 원유기업과 비상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접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사태로 러시아의 원유 생산량이 영향을 받을 경우 공급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번 사태로 인한 원유 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골드만삭스는 "현물 펀더멘털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오후 들어 WTI와 브렌트유는 오전 상승분을 일부 반납한 상태다.
오히려 중국 경제 성장 둔화,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유가에 더 큰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티나 텡 CMC 마켓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경제 성장은 원자재 시장 특히 석유와 금속 부문에서 악몽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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