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 컨택리스 카드 발급 확대 속도↑
기존 카드도 기능 담아 재발급…삼성·하나도 참전
애플페이로 EMV 규격 단말기 확산 영향
최근 들어 국내에도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의 비접촉 결제 기능인 '컨택리스 카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미 표준으로 자리 잡은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단말기 보급 등의 문제로 수년째 지지부진한 상태였다. 하지만 애플페이가 상륙하면서 단말기가 보급되고 사용자들이 편리하다고 느끼기 시작하자 카드사들이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 1위 신한카드는 최근 컨택리스 기능을 담은 카드 보급을 본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새로 출시한 카드 상품은 모두 컨택리스 결제가 가능하다. 이달 중으로 비자 12종, 마스터 5종이 추가로 컨택리스 결제가 가능해질 예정이다.
기존 출시한 카드에도 컨택리스 기능을 꾸준히 탑재하고 있다. 출시 시점에서 컨택리스 기능이 없는 카드라도 재발급하면 컨택리스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이미 지난달 기준 비자, 마스터카드와 제휴해 발급한 카드의 42%가 컨택리스 결제가 가능하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주력 카드 90%가 컨택리스 카드로 발급 중"이라고 설명했다.
컨택리스는 말 그대로 비접촉 결제 방식이다. 카드 단말기에 카드를 긁거나 꼽을 필요 없이 버스카드처럼 일정 거리까지 갖다 대면 결제가 이뤄진다. 컨택리스 결제를 하기 위해서는 유로페이와 마스터카드, 비자(VISA)가 함께 만든 EMV 규격을 적용한 NFC 단말기가 필요하다. 국내 NFC단말기는 EMV 규격을 따른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국내카드나 일부 간편결제 전용이 대부분일 뿐 컨택리스 결제가 널리 통용되지 않았다.
이같은 컨택리스 결제를 발 빠르게 도입한 것은 현대카드다. 2017년 2월부터 컨택리스 카드를 발급했다. 현재는 발급 신용카드의 99.8%가 컨택리스 결제 방식이다. 당시에는 다른 카드사들은 컨택리스 카드 발급에 미온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신한카드에 이어 삼성카드, 하나카드도 속도를 내고 있다. 두 카드사는 지난해부터 모든 해외겸용 카드에 EMV 방식 컨택리스 기능을 담기로 했다.
갈라파고스처럼 해외 표준과 거리가 멀었던 국내에 컨택리스 결제 방식이 확산된 것은 애플페이 덕분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애플페이 역시 EMV 규격이 적용된 NFC 단말기로만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체 가맹점의 10% 남짓에만 EMV 규격 NFC단말기가 보급됐었지만 최근 애플페이가 국내에 상륙하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직접 단말기 교체 의향을 드러내는 가맹점주도 나타나고 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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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수요가 늘면서 직접 편리함을 느껴본 소비자들도 증가하고 있다. 컨택리스 카드는 버스카드처럼 빠르고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데다 별다른 절차 없이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미국(일부 주), 홍콩, 싱가포르 등 여러 나라에선 교통카드로도 쓸 수 있다. 올해 들어 비자코리아가 국내 수도권·5대 광역시의 만 20~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은 ‘1년 내 컨택리스 카드를 이용하겠다’고 답할 정도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굳이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였지만 애플페이 상륙과 함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라며 "고객도, 가맹점도 원하는 분위기라 카드사 입장에선 컨택리스 결제를 늘릴 적기라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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