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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존속살해 절반이상 '정신적 질환'…재판부 "악성발현 아니고 치료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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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발적인 범죄지만…계속됐던 가족 간 갈등
남은 가족들은 "선처 구한다"
美, 법원·경찰·지역사회기관 협력해 자활 도와

우리나라에서 존속살해를 저지른 사람 중 절반 이상이 정신적인 장애나 질환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경제가 지난해 존속살해 1~3심 유죄 판결문 26건을 분석해보니, 정신 장애나 질환 유병자가 제대로 치료 관리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가족과 갈등을 겪다가 우발적인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출소 후에도 치료 및 갱생에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독]존속살해 절반이상 '정신적 질환'…재판부 "악성발현 아니고 치료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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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 법원에서 유죄 판결받은 존속살해범 26명 중 정신장애나 질환을 가진 피고인이 16명이었다. 이들 가운데 13명은 조현병이고, 경계선 지능 장애, 지적장애, 양극성 정동 장애가 1명씩이다.


정신장애 또는 질환을 가진 피고인들은 대부분 '심신미약'으로 감형받았다. 이들의 평균 형량은 14년이다. 우리 형법은 살인 피해자가 부모나 조부모이면 형량을 가중하게 돼 있다. 이 경우 '보통 동기 살인'은 징역 15년 이상, 보복 목적의 살인인 '비난 동기 살인'은 18년 이상의 중형을 받게 된다. 정신적 문제를 가진 피고인들은 형량이 가중되지 않은 셈이다. 다만 양극성 정동 장애를 가진 피고인은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는데, 존속살해 이후 금품을 챙겨나와 유흥업소에서 사용하는 등 경제적 동기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정신적 문제가 없는 피고인은 10명이었다. 이들은 가정폭력 등의 갈등 또는 경제적인 이유로 존속살해를 저질렀다. 10명 중 3명은 가정폭력 피해자였다. 부모의 금품을 노렸거나 부모가 돈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존속살해를 저지른 피고인은 2명이다. 이외 5명은 부모 간병에 지쳐서, 술을 과하게 마셨는데 잔소리를 해서, 자해를 시도하려는데 가로막아서 등 사유로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의 평균 형량은 15년으로 보통 동기 살인의 가중 처벌 영역에 포함됐다. 이들 중 최고 형량은 27년, 최저 형량은 4년이었다. 4년을 받은 피고인은 부모를 장기간 간병하다가 지쳐서 방치 살해했는데, 재판부는 간병 부담과 흉기를 사용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가벼운 형량을 매겼다.

존속살해 뒤에는 가족 간 갈등 있지만…선처 구하는 남은 가족들
[단독]존속살해 절반이상 '정신적 질환'…재판부 "악성발현 아니고 치료받아야"

정신장애 또는 질환을 가진 피고인들은 대부분 우발적으로 존속살해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16명 가운데 13명은 가족과 갈등을 겪다가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 가운데 가정폭력의 가해자 또는 피해자로 관련된 사람은 7명이다. 부친에게 욕설을 듣다가 살해한 피고인도 있고, 모친에게 상습적으로 주먹을 휘두르다가 살해한 피고인도 있다.


정신적 문제가 있는 피고인은 남은 가족이 재판부에 선처를 요청한 경우가 16명 중 10명이었다. 부모의 목숨을 빼앗았지만, 감옥에 보내기보다 치료시키기를 원한 것이다. 판결문을 통해 "피고인에게 내재한 반사회성이나 악성이 발현된 것은 아니다. 피고인이 정신장애 상태이므로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밝힌 재판부도 있다.


범죄 노출 가능성 높은 정신질환·장애 가진 피고인…미국은 유관기관 협업

존속살해이든 다른 범죄이든, 정신장애나 질환을 가진 피고인은 출소 후 다시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재판부 명령에 따라 치료감호를 받을 때는 상태가 호전되지만, 형기 만료로 출소하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상황에 다시 놓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출소 이후 정신건강복지센터에 등록하거나 외래진료를 신청해서 치료받을 수 있지만, 의무가 아니어서 대부분은 방치된다. 이는 높은 재범률로 이어진다. 2021년 기준 국내 전체 정신장애 범죄자 중에서 3년 이내 재범률은 66%에 달했다.


미국은 법원, 경찰, 지역사회기관이 협업하며 정신적 문제를 가진 출소자의 지역사회 안착을 돕는다. 미국 멤피스에서 시작된 경찰 '위기관리팀'은 정신질환자의 범죄만 담당한다. 이 조직은 정신질환자의 범죄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창설됐다. 위기관리팀은 정신질환자를 체포한 후 경찰서가 아니라 치료를 할 수 있는 지역사회기관으로 바로 연결해준다. 담당 경찰관 및 경찰과 연계하는 지역사회기관 관계자는 정신질환 범죄자를 다루는 기법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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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우 경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현재 한국의 출소 후 범죄자 관리제도는 성범죄 등에 국한돼 있다"며 "보호관찰제도를 운영하는 법무부를 중심으로 유관기관들이 정신질환이나 장애를 가진 출소자를 충분히 치료 관리하도록 범정부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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