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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혜의 트렌드 2023]MZ가 발견한 매력…전통시장, 핫플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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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맥주, 광장시장서 팝업
스벅·LG전자는 경동시장으로
중장년층 근린생활시설 MZ 놀이터로 대변신

[최지혜의 트렌드 2023]MZ가 발견한 매력…전통시장, 핫플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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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제주맥주는 광장시장에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매번 핫플레이스에 팝업스토어를 선보였던 제주맥주가 백화점이나 핫플레이스로 불리는 ‘성수동’이 아닌 오랜 시간 ‘한복’의 메카로 유명한 광장시장을 선택했다. 제주맥주뿐만이 아니다. 스타벅스, LG전자 등 브랜드들이 전통시장을 찾고 있다. 브랜드는 왜 시장을 선택했을까. 중장년층의 근린생활시설이었던 시장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놀이터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MZ세대가 발견한 시장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첫째, 시장은 미각의 성지다.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메뉴판 없이 주방장이 알아서 음식을 내놓는 일본식 코스요리 오마카세를 먹어보는 게 유행인데, 여기서 더 나아가 시장과 오마카세를 합쳐 시장카세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먹어볼 수 있다는 점을 코스요리에 비유한 말이다. 많은 전통시장 중에서 광장시장은 낮술의 성지로 꼽힌다. 녹두빈대떡, 마약김밥, 찹쌀 꽈배기, 순대 등 여느 시장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메뉴지만 노포에서는 훌륭한 술안주가 된다. 또한 광장시장은 육회골목이 따로 있을 정도로 육회 맛집이 많은데, 특히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코스로 꼽힌다.


마포구 포은로 일대에 위치한 망원시장은 인근에 위치한 맛집골목과 함께 망리단길로 불린다. 전통시장의 주요 먹거리인 떡볶이, 만두, 김밥 등도 있지만 워낙 유행에 민감한 서울 지하철 홍대입구역·합정역 근처에 자리 잡다 보니 트렌디한 먹거리가 많은 편이다. 최근에는 고추튀김이 인기다. 고추튀김은 시장 어디에서나 볼 수 있지만 망원시장의 고추튀김은 크기가 압도적이다. 기존 호떡에 치킨 시즈닝을 뿌린 뿌링호떡이나 토치로 구운 마시멜로 안에 초코아이스크림을 넣은 마시멜로 아이스크림 등 젊은 세대의 입맛에 맞춘 독특한 먹거리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둘째, 시장은 힙한 경험의 총체다. 광장시장 초입에 위치한 카페 어니언은 종이상자를 찢어 만든 메뉴판과 박스테이프를 칭칭 감은 플라스틱 의자 등을 배치해 노상카페로 운영한다. 60년 된 금은방을 개조해 만든 공간에는 노출 콘크리트가 그대로 드러나 있고 빈티지 소품이 배치돼 있어 광장시장의 전체 분위기와 이질적이지 않다. 마치 길가에 앉아 떡볶이를 먹는 시장 감성으로 커피를 즐길 수 있다.


동대문구 경동시장의 ‘스타벅스 경동 1960(스타벅스)’도 힙한 레트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핫플이다. 스타벅스가 위치한 공간은 1960년대 지어진 이후 상인들이 오랜 시간 창고로 사용했던 폐극장을 개조한 곳이다. 약재상과 인삼 가게 등이 즐비한 경동시장 특유의 분위기와 복고 감성이 가득한 공간이 어우러지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스타벅스 관계자에 따르면 하루 1000명 이상, 주말에는 2000명 이상이 손님이 찾는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먹거리와 독특한 감성으로 MZ세대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비즈니스의 격전지로서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브랜드 컨셉스토어와 힙한 상점들이 줄줄이 들어서면서 시장을 찾는 젊은 세대들은 더 많아지는 추세다. LG전자의 ‘금성전파사 새로고침센터(금성전파사)’가 대표적인 사례다. 앞서 언급한 ‘스타벅스 경동 1960’을 가기 위해서는 1~2층에 자리한 금성전파사를 지나야 하는데, 레트로 콘셉트의 이색경험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LG전자가 최초로 선보인 흑백 TV, 냉장고, 세탁기 등을 전시하고, 한쪽 벽면에는 LG LED 사이니지 월을 조성해 경동시장의 옛 모습과 계절별 테마영상 등을 상영한다. 중장년 소비자에게는 추억을, MZ세대에게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또 다른 사례로, 2021년 10월 오픈한 321플랫폼의 그로서리 스토어 ‘365일장’을 들 수 있다. 365일장은 MZ세대 소비자를 겨냥해 광장시장 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된 공간이다. 1층에는 전통주를 기반으로 한 로컬 그로서리 스토어, 2층에는 365일장 음식을 총괄하는 센트럴 키친이, 4층은 와인바가 자리하고 있는데 와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통주를 판매하는 것이 특징적이다.


시장의 이러한 변화는 향후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지향점을 시사한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많은 사람이 온라인으로 무엇이든 살 수 있는 시대를 경험했고, 혹자는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종말을 예측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프라인으로 사람이 몰리고 있다.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에 접어들면서 오프라인은 더욱 활기를 띠는 모양새다. 특히 시장으로 젊은 사람들이 모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답은 ‘경험’이다. 젊은 세대에게 시장은 이미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곳이 아니다. 이들에게 시장은 관광·문화·엔터테인먼트가 결합한 놀이터로 기능한다. 플라스틱 의자에서 마시는 커피, 약재시장을 지나야 만날 수 있는 스타벅스, 대낮에 노포에서 즐기는 막걸리와 녹두전 등 MZ세대에게 시장은 즐길거리가 가득한 체험 공간이다. 다시 말해 오프라인에서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가 있다면 사람들이 몰린다는 뜻이다. 온라인의 시대에 오프라인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경험’이다.


자크 라캉은 ‘일상이란 죽음으로 가는 지루한 통로’라고 묘사하며 지루함을 돌파할 수 있는 것은 비일상성으로서 일상에서 볼 수 없는 환상감을 제공해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그동안 대형마트와 온라인 유통의 기세에 밀려 주목받지 못했던 시장이 소비자에게 비일상적 재미를 지속적으로 부여한다면 향후 전통시장에 더 많은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 가능성을 성과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각 전통시장만의 독특한 매력과 콘텐츠를 개발하는 노력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 전통시장은 이제 기회를 맞이했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전통시장의 새로운 전성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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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혜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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