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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해부]①철옹성 깬 알뜰폰…'자생력 확보'는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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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 수 1400만명, '시장 안착' 평가
아직 갈 길은 멀어, 건강한 생태계 조성해야

[시장 해부]①철옹성 깬 알뜰폰…'자생력 확보'는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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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 시장이 이동통신 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알뜰폰 사업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망 사업자(MNO)의 망을 도매가로 빌린 사업자가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판매하는 구조다. 과점 구조인 이동통신 시장에 경쟁을 촉진해 요금경쟁을 유도하고 다양한 서비스로 이용자의 편익을 늘리는 게 알뜰폰 도입 배경이다. 현재 약 1400만명이 알뜰폰 사용한다. 성공적으로 시장에 뿌리를 내렸다는 평가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알뜰폰 시장을 바라보는 최근의 시각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양적 성장을 이뤘지만, 아직 자생력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알뜰폰 시장을 진단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본다.


[시장 해부]①철옹성 깬 알뜰폰…'자생력 확보'는 숙제

11년 만의 호황, 무너진 철옹성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계를 보면 4월 말 기준 무선통신 시장에서 알뜰폰 점유율은 17.6%.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20.7%)를 바짝 뒤쫓는 모습이다. 가입자 수는 1389만2173명으로 전달보다 25만9116명 늘었다. 가입자 수는 매달 약 25만명씩 증가하고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알뜰폰 가입자 수는 5월 말 기준 1400만명, 연내 1500만 돌파도 가능하다. 매출 규모도 연평균 28% 성장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통 3사에서 알뜰폰 요금제로 이동하는 이용자가 특히 늘었다. 최근 1년간 알뜰폰 요금제로 변경한 이용자 수는 약 100만명. 비대면 중심 유통 활성화에 따른 자급제 단말기가 이용 증가와 고물가로 인한 합리적 소비 문화 확산이 맞물린 결과다. 20~30대 젊은 층에서 자급제 단말기와 알뜰폰 요금제 조합이 인기를 끌었다. 알뜰폰의 평균 요금은 이통 3사 대비 LTE 65%, 5G 72% 정도다.


알뜰폰의 흥행에 고요했던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4월 알뜰폰 '0원 요금제(6개월간 통신 요금 면제)' 등장으로 번호이동시장에 탄력이 붙였다. 지난달에는 11만명의 이용자가 이통 3사에서 알뜰폰 요금제로 바꿨다. 서비스 출시 이후 최고치다. 통신 시장에서 거의 사라졌던 경쟁의 불길이 다시 타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가 운영하는 알뜰폰 정보 제공 사이트 알뜰폰 허브에 올라와 있는 '0원 요금제'가 20일 현재 31개다. 이통 3사의 마케팅 비용 감소로 지난달(70여개)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알뜰폰 사업자들은 가입자 유치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자급제 단말기를 구매할 때 구매가의 최대 50%를 현금으로 보상받을 수 있는 서비스도 나왔다. 은행권의 알뜰폰 시장 진입도 경쟁의 촉매제로 작용했다.


세계 각국 알뜰폰 시장과 비교해 봐도 한국 시장은 양적 측면에서 성과를 냈다. 한국 시장에서 알뜰폰 점유율은 37개 국가 중 독일, 네덜란드, 호주에 이어 4위 수준이다. 이 통계는 2018년 기준. 통신 업계 관계자는 "올해 점유율로 보면 세계 순위가 더 상승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알뜰폰 가입자 증가로 통신 시장 점유율 '4대2대2'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SK텔레콤은 2001년 10월 이통3사 체제가 구축된 후 처음으로 점유율이 40% 아래로 내려앉았다. KT와 LG유플러스 가입자도 감소세다. 이통3사는 알뜰폰 활용 전략 마련에 고심 중이다. 알뜰폰 가입자 확대에 소극적이었던 SK텔레콤도 전략을 선회했다. SK텔레콤은 최근 경쟁 상황에 따른 위기감으로 도매 시장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바꿨다. SK텔레콤은 4월 알뜰폰 영업팀을 신설하고, 자사 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사업자를 대상으로 보조금 등 마케팅비를 늘렸다.



[시장 해부]①철옹성 깬 알뜰폰…'자생력 확보'는 숙제
건강한 생태계 만들려면

하지만 알뜰폰 시장의 구조적 문제는 여전하다. 알뜰폰 사업자는 이통3사의 상품을 단순 재판매하는 데 그친다. 요금제 저가 판매, 사은품 경쟁을 통한 가격 경쟁, 낮은 진입장벽은 영세 사업자를 양산한다는 지적도 있다. 단순 재판매사업자의 경우 납입자본 3억원, 정보통신기술사·통신설비기능장 등 1명 이상의 기술인력을 두고 이용자 보호 요건을 과기정통부에 내면 등록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알뜰폰 사업자 수는 90여개(핸드셋 70개)다. 60여개 사업자는 구색만 갖추고 홈페이지를 만들어 서비스하는 수준이다. 이 중 22곳은 점유율이 사실상 0%다.


이통3사는 건강한 알뜰폰 생태계를 구축하려면 도매제공의무제도에 의존하는 사업자의 태도부터 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싼 가격의 요금제에만 치우치지 말고 서비스 강화를 통해 자생력을 길러야 한다는 얘기다. 여준상 동국대 교수는 이달 초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중소사업자는 킬러 서비스를 통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소사업자들은 고객 서비스나 설비 투자를 거의 하지 않았다. 알뜰폰 사업자 중 자체 설비를 보유한 사업자는 단 1곳(한국케이블텔레콤)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이동통신 가입자 위치인식 장비만 형식적으로 보유 중이다. 이용자 서비스 관련 투자 미흡으로 인한 이용자 불만도 늘고 있다. 가장 큰 불만은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범죄자들이 알뜰폰을 대포폰으로 이용하는 사례도 많다. 가입자 신상 파악, 위치추적이 어렵다는 점을 악용하는 것이다. 통신사와 전문가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정 수준의 설비투자나 이용자 보호 관련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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