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할 코스는 서울 지하철 6호선 증산역이다. 증산동은 '시루뫼'라는 옛 지명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을 뒷산인 반홍산이 시루를 엎어 놓은 모양같다고 해 이렇게 불리었다고 한다. 증산의 '증'자는 원래 시루 증(甑)을 쓰다가 시루는 밑이 뚫려 있어 재물이 모이지 않는다 해 지역 토박이가 고종에게 상소해 갑오경장 무렵부터 비단 증(繒)으로 바뀌었다는 재미있는 일화도 전해진다.
이곳은 한강으로 흐르는 서울의 지류 하천 중 하나인 불광천을 품고 있어 언제든 편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증산역 2번 출구에서 200m가량 내려오면 볼 수 있는 '해담는다리'는 서울의 우수경관 조망명소 중 한 곳이다. 다리 중앙 조망점에서 북한산 11봉을 볼 수 있고, 인도와 자전거도로 등이 갖춰져 있다. 특히 야경으로도 유명한데 야간 조명 장치 등이 켜지면 무지개를 연상케 하는 화려한 불빛을 자랑한다.
불광천을 노니는 것도 즐겁지만 증산체육공원 방면으로 향해 반홍산·봉산 코스를 즐기는 것도 좋다. 은평둘레길 구간의 일부로, 반홍산은 앞서 설명한 증산이라는 이름의 유래가 된 곳이다. 산세가 험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완만하기만 한 것은 아니어서 운동 삼아 걷기에 괜찮다. 산을 오르다 보면 만날 수 있는 반홍산 우물터는 500년 넘게 마르지 않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산신제를 지낼 때 이 우물을 이용해 쌀을 씻고 지역 주민들이 식수로 사용했다고 한다. 지금은 주변이 개발되고 환경이 오염돼 식수로 쓸 수 없게 됐지만, 산 가운데 우물의 존재는 이색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반홍산에서 내려와 불광천을 따라 조금만 걷다 보면 우측으로 응암감자국거리가 맞이한다. 대림시장 내 조성된 이곳은 서울의 대표적 음식골목이다. 1980년대 마장동에서 나온 돼지 등뼈 부산물에 우거지와 감자를 넣고 끓인 것이 시초다. 보통 감자탕이라 많이 불리는데 유독 이곳에서 감자국이라고 칭하는 이유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서민 먹거리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어느 음식점에 들어가 먹더라도 실패하지 않을 전문점들이 즐비하다. 걷기 후 허기짐을 따끈한 감자국으로 달래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주요 경유지: 증산역-해담는다리-증산체육공원-반홍산-불광천-응암동감자국거리
코스 거리: 3.0㎞ 소요 시간: 50분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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