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곱버스 ETF 4759억원어치 사들여…코스피 5조5651억원 순매도
증권사들 하반기 코스피 상단 잇따라 상향…선진국발 경기 둔화 우려도
코스피가 1년여 만에 2600선을 돌파하는 등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은 지수 하락에 베팅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은 지수 변동폭의 두 배가 반영되는 ‘곱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대거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 하락 때 수익도 두 배로 뛰지만, 지수 상승 때 손실도 두 배로 커져 개인 투자자들의 베팅이 득이 될지 독이 될지 우려의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5월2일~6월12일까지 ‘KODEX200선물인버스2X’ ETF를 4759억원어치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ETF 가운데 가장 큰 금액이다. 이 상품은 코스피 200 선물 지수가 하락할 때 수익률이 두 배로 뛰는 상품이다. 반대로 지수 상승 때 손실 규모 역시 두 배로 커진다.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들은 ‘KODEX 인버스’ ETF 역시 424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 코스피가 고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확산하며 지수 하락 가능성을 크게 점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개인 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코스피에서 총 5조5651억원치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4조3964억원)와 기관 투자가(1조3104억원)들의 순매수 규모를 합한 것과 맞먹는 규모다. 개인이 쏟아낸 물량을 고스란히 외국인과 기관이 받아낸 셈이다.
주가 하락에 베팅한 개인 투자자들과 달리 증권사들이 내놓은 하반기 증시 전망은 긍정적이다.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곳은 DB금융투자로 코스피 상단을 3000선까지 열어 놓는 등 ‘삼천피’를 전망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요국의 구매력 제고로 실적 장세가 진행될 여지가 있어 올 하반기 주식시장이 의외의 강세장을 맞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사 중 가장 보수적인 전망을 한 삼성증권도 올 하반기 코스피 전망치를 상향했다. 삼성증권은 기존 2200~2600선을 제시했으나, 최근 2350~2750으로 올려잡았다. 코스피 상단으로 2800선을 제시했던 KB증권 역시 2920선으로 올렸다. 나머지 대부분의 증권사도 하반기 코스피 상단을 2650~2900선으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말 증권가가 제시한 올 하반기 전망치인 2000~2600선보다 크게 상향된 수준이다.
증권사들이 잇따라 하반기 코스피 전망치를 올려잡는 데는 코스피 상승을 이끄는 대형주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이어지며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반등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대표적인 것이 반도체 업종이다. 국내 반도체 재고는 이미 정점을 기록한 만큼 2분기 이후 재고 감소 추세가 확인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개선은 올 3분기부터 본격화 할 것”이라며 “업계 전반적으로 감산이 진행 중이며 수요 역시 PC와 인공지능(AI) 서버 중심으로 개선 중”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업들의 실적 반등이 기대에 못미칠 수 있는 데다, 반도체 중심의 대형주 상승이 증시 전반으로 확산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 회복과 반도체 업황 개선 등으로 3분기까지는 반등이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연말로 갈수록 선진국발 경기 둔화 우려로 상단이 제한되는 박스권 장세가 불가피해보인다”고 분석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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