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관심에 당초 계획보다 발행규모 1000억↑
현대카드가 카드업계 최초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이하 K-택소노미)에 따른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현대카드는 이같은 녹색채권 25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고 9일 밝혔다.
‘K-택소노미’는 환경부와 금융위원회가 공동으로 제정하고 있는 한국형 녹색금융 분류체계다. 특정 기술이나 산업활동이 탄소중립을 위한 친환경에 포함되는지를 가늠하는 기준이다.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금융시장 화두로 떠오르는 등 친환경 투자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이른바 '그린워싱(위장 친환경)'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
현대카드가 국내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올해 처음 발행하는 이번 원화 녹색채권은 총 2500억원 규모다. 만기는 3년 500억원, 4년 500억원, 5년 1500억원으로 구성됐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발행 규모가 당초 계획보다 1000억원 늘었다. 현대카드는 이번 채권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의 금융 서비스에 활용할 계획이다.
현대카드는 이번 녹색채권과 관련 나이스신용평가를 통해 ‘K-택소노미’ 적합성에 대한 외부 검토를 진행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친환경차량 대상 금융서비스가 활동기준, 인정기준, 배제기준, 보호기준을 모두 충족해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 적합하다"며 "이번 녹색채권 발행 효과는 친환경차량 약 1만2500대 보급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국내 금융기관이 발행한 ESG채권은 총 5조1600억원이다. 이 중 녹색채권으로 발행된 것은 6300억원에 불과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경기 둔화와 고금리의 여파로 ESG 채권 발행이 절반 넘게 줄어들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이러한 시장 상황 속에서도 현대카드는 우수한 자체 기초여건을 기반으로 발행에 성공했다"라며 "K-택소노미 개정 가이드라인에 ‘금융서비스’가 포함돼 친환경차 보급 확대를 위한 자금조달이 수월해질 것으로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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