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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텀하우스 좌담]포스코·KT 도돌이표 숙제…"주주가 주인되는 회사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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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성격 강한 소유분산 기업
정권 바뀔 때마다 문제 반복
지속 감시해야…기업 자정 노력도 필요

편집자주지난달 3일 서울 중구 아시아미디어타워에서 ‘소유분산 기업 지배구조,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제3회 아시아경제 채텀하우스 좌담회가 열렸다. 채텀하우스는 외교안보 분야의 최정상급 연구 기관인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RIIA)’의 별칭이다. 본지 채텀하우스는 경제와 금융분야 전문가와 함께 깊이 있는 토론을 진행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출범했다. 문성 율촌 변호사, 안상희 대신경제연구소 지속가능센터 부대표, 이용경 CGN 대표(전 KT 대표), 임종백 포스코 지주사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가나다순)이 참석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도돌이표 숙제를 끝내야 한다”며 “이사회를 제대로 꾸리고 주주가 주인되는 회사로 거듭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참석자들은 연례행사처럼 불거지는 소유분산 기업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지속적인 감시와 관심이 필요하다는 데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매번 외부로부터의 충격적인 수술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기업 내부 자체적으로 자정 작용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아시아경제 채텀하우스 좌담회는 참석자 명단은 공개하되 각 발언자의 발언은 익명 처리하는 ‘채텀하우스 룰’을 따른다. 다음은 토론 전문.

◆ 사회 = 신범수 아시아경제 편집국장 겸 산업 매니징에디터


<사회> 오늘 나눌 이야기는 소유분산 기업 지배구조, 어떻게 할 것인가입니다. 최근에 정부가 지배구조 투명성과 공익성 제고를 한다는 명분으로 지나치게 개입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습니다. 이슈가 불거진 것을 계기로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루면 좋을지 토론을 진행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채텀하우스 좌담]포스코·KT 도돌이표 숙제…"주주가 주인되는 회사 만들자" 지난달 3일 서울 중구 아시아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아시아경제 채텀하우스 좌담회 '소유분산 기업 지배구조, 어떻게 할 것인가'에서 참석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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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풍에 당하기만 해선 안 돼…희생 각오하고 목소리도 내야”

<토론자A> 문제는 지난해 12월27일 국민연금 CIO(기금운용본부장)가 취임하자마자 한 발언이 파장을 일으킨 겁니다. '포스코, KT 같은 기업에서 황제경영 같은 우려가 해소되려면 지배구조가 건강하게 개선돼야 한다, '셀프연임' 우려가 없도록 지배구조를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이 발언에 대해 언론은 'KT 대표이사 선임에 대해서 반대하는 것 같다'고 보도했습니다. 언론이 너무 집중적, 자극적으로 다루는 바람에 일부 왜곡이 일어난 것 같습니다.


당시 (KT) 주주총회가 3개월 남은 시점이었습니다. 아직 KT에서 주총 소집 공고도 안 냈는데 '반대한다'는 뉘앙스를 풍길 순 없는 겁니다. 이것을 두고 언론은 '기금이사가 반대했다'는 식으로 보도했어요. 저는 거기에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흑역사'가 많다 보니 정부, 정치권이 보내는 '시그널'로 KT가 해석한 거죠.


실제로 정치권에서 국민연금기금 또는 공단을 이용해 소유분산기업 대표이사 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했는지 안 했는지 말할 수 없습니다. 객관적인 증거가 없기 때문에요. 하지만 KT는 적어도 그렇게 받아들인 것 같아요. 그러니 KT 스스로 최고경영자 선임 절차를 두 번이나 밟은 겁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사외이사들이 사임하면서 (논란이) 확산한 것 같습니다.


<토론자B> 아무리 전 정부에서 (회장이) 됐다고 해도 정권이 바뀌었다고 (회장을) 또 바꾸려 하면 곤란합니다. 계속 악순환만 일어나는 겁니다. (악순환을) 끊어야 합니다. 잘못된 것이 있으면 잘못되기 전에 수사해서 걸러내야죠. 정부가 나라를 운영하려면 제대로 해야죠.


(정부가 보기에) 괘씸하면 세무조사를 들어가는 식으로 선별 작업을 하겠다는 인상을 주면 (경영진은) 위축되기 시작합니다. 경영진 스스로도 깨끗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니 마음 놓고 나름의 억울함을 표현하지 못하면서 결국 정권의 의향을 수용하게 됩니다.


내부에선 가만히 당하고 있기만 해서도 안 될 것 같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희생을 각오하고)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몇대 맞을 생각하면 무슨 말을 못 하겠습니까. 누구 하나 희생양이 나올 순 있겠지요. 희생이 따르기 때문에 결단이 없으면 어려울 겁니다.

[채텀하우스 좌담]포스코·KT 도돌이표 숙제…"주주가 주인되는 회사 만들자" 국내 주요 소유분산 기업 현황

이사회 변화 핵심은 사외이사

<토론자B> 예를 들어 KT 이사회를 보면요. '잘하고 계시냐'고 물었더니 '아니 자꾸 (이사회가) 바뀌어선 어렵죠'라고 하더라고요. '이사회가 잘 막아주셔야 하지 않냐'고 재차 물었더니 '저희야 놀러 가는 사람이에요'라고 합니다. 그 한마디가 단적으로 회사 현황을 보여줍니다. 그런 것을 바꿔야 합니다.


KT 이사 중 감사위원도 (이사회와) 분리해야 합니다. 감사위원을 이사회 일원으로 두면 안 됩니다. 이사회가 어떤 결정을 내리는 데 (감사위원이) 끼면 감사위원이 제대로 감사를 할 수 있을까요. 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감사위원과 이사는 분리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토론자A> 상법상 자산총액 2조원 이상 회사는 (선임된 이사 중에서) 감사위원회 제도를 두게 돼 있습니다.


<토론자C> 금융회사는 감사위원으로 들어갈 사외이사는 '3%룰'을 적용합니다. 3%룰은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대주주가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을 3%까지만 인정하는 제도입니다. 비금융사는 안 그렇습니다. (대주주가) 50% 지분(이 있으면)을 다 행사해서 뽑아요.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사외이사를 뽑으려면 비금융사에도 감사위원 사외이사 뽑을 때 이런 것(3%룰 적용)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사회를 평가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사회에) 대표이사가 포함돼 있는데 누가, 어떻게 평가합니까. 외부 평가를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사외이사 선출 과정(을 바꾸는 것도) 이사회 기능을 강화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금융기관은 지주회사 회장을 선임할 때 회장 선임위원회가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막아뒀습니다. 공기업과 같은 잣대를 댈 수 없으니 이사회 기능을 강화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토론자B> 법을 바꿔야 합니다. 한마디로 이사회를 파편화(fragmentation)해야 합니다. 그래야 이사회가 자정 기능을 발휘해요. 무슨 '컨트리클럽'처럼 끼리끼리 (일을) 해서는 견제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봅니다. (이사 개개인) 개성이 나타나도록 구조를 짜야지 균형이 맞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사끼리) 매일 몰려다니면서 어떻게 대표를 견제하고 조언을 할 수 있겠습니까.


<토론자A> 우리 기업 현실이 보통은 지배 주주나 아니면 대표이사나 대표이사의 사전 승인을 받은 인사팀이나 이사회 사무국에서 후보를 올리거든요. 독립성을 보장하기가 쉽지 않아요. 사외이사들끼리 서로 추천한다든지 자기 후임 사외이사로 친한 사람을 추천한다든지 정치적 색깔이 비슷한 사람을 추천한다든지 이런 것도 문제입니다.


외부 사외이사 후보 추천 전문기관 같은 데에서 자문받아야 합니다. 독립적인 이사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대표이사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자문기관을 선정하고 선정된 결과에 대해서도 자문기관에 물어보고 독립성 이슈는 없는지 이런 것들을 더 꼼꼼하게 따져보는 그런 활동들이 이사회 내 위원회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사회가 대표이사로부터 독립성을 가져야 되고 이사회 구성 자체가 전문성, 다양성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채텀하우스 좌담]포스코·KT 도돌이표 숙제…"주주가 주인되는 회사 만들자" 지난달 3일 서울 중구 아시아미디어타워에서 열린 아시아경제 채텀하우스 좌담회 '소유분산 기업 지배구조, 어떻게 할 것인가'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에 앞서 사진촬영하고 있다. 이용경 CGN TV 대표(왼쪽부터), 문성 율촌 변호사, 임종백 포스코 지주사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안상희 대신경제연구소 센터장.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주주가 주인 되는 회사 만들자”

<토론자C> 주식 (지분이 여러 사람에게) 분산된 기업 오너, 대표자가 솔직히 주주는 아니지 않습니까. 주주로서 대표자 위치에 오른 이가 아니라는 말이죠. 주주 아닌 대표이사가 기업을 경영하면 적절히 성과를 평가하느냐, 기업을 적절히 통제하느냐 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외부에서 볼 때 주주 아닌 사람이 경영하는 데도 기업이 그냥 굴러가다 보니 정부의 예민한 그런 것(경영 간섭 논란)에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주주 아닌 사람이 대표자가 돼도 기업이 잘 굴러가게 하려면 성과를 내면 됩니다. 그러면서 기업 내부 통제가 적절하게 잘 되는지, 외부 통제를 받는 건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토론자D> 중요한 것은 주주 참여 문제입니다. 2021년에도 (포스코는) 소액주주가 참석을 못 했습니다. 이번에도 60~70명만 들어오도록 만들어 놓았습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소유분산 기업 모든 실권에 정부가 왜 개입하냐고 하면서 (정작) 주주들은 (주총장에) 못 들어가게 하는 부분이 문제입니다. 이런 부분은 바꿔야 합니다.


<토론자A> 예를 들어 포스코 본사 이전 이슈도 포스코의 장기적인 기업 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는지 안 되는지를 이사회에서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합니다. 어떤 지역 여론을 바탕으로 논의하는 게 아니라, 전문가들의 객관적인 의견을 바탕으로 이사회에서 논의해야 하는 겁니다. 결국 이사회가 정치권, 경영진으로부터 독립돼야 하겠죠.



정치권뿐만 아니라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합니다. 하지만 그런 목소리보다는 당장 이번 대표이사 후보가 누구냐 국민연금이 찬성했냐 반대냐 이런 쪽만 봅니다. 당장의 이슈에만 집중하고 그것이 지나가면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꾸준한 관심이 중요합니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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